LG디스플레이(대표 정철동)가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AI 전환(AX)에 나선다. ‘생산성 혁신’을 통한 근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다.
5일 LG디스플레이는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개발부터 생산, 사무에 이르는 모든 사업 영역에 자체 개발한 AI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AX를 통해 핵심 경쟁력인 △적기 개발 △수율 △원가 등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AX 도입을 강화해 3년 내 업무 생산성이 30% 향상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AI가 최적화된 설계 도면을 제안하는 ‘설계 AI’를 도입한다.
지난 6월에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패널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 개발을 완료했다. 이형 디스플레이는 정형 디스플레이와 달리 패널 외곽부 엣지 부분이 곡면이나 얇은 베젤로 이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형 설계에 대응 가능한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AI는 패널 엣지 부분에서 곡면이나 좁은 베젤에 필요한 패턴을 자동으로 설계해 준다.

이러한 불량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하나의 도면을 생성하는 데에만 평균 약 1달이 걸렸다.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 사용 이후에는 오류가 현저하게 줄었으며 소요 시간도 8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광학 설계에도 AI를 도입했다. 광학 설계는 시야각에 따른 OLED 색 변동을 최적화하기 위해 쓰이는 기술이다.
최적의 광학 설계안을 위해서는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는 설계에 5일 이상 걸렸다.
그러나 AI를 도입한 이후에는 설계안 작성부터 검증, 제안까지의 전 과정을 AI가 스스로 수행해 8시간 만에 설계를 완료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품질 향상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패널 기판 설계에 AI 적용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이후 재료·소자, 회로, 기구 등으로 단계적 확대할 계획이다.
제조 경쟁력 혁신에 있어선 ‘AI 생산체계’가 핵심이며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AI 생산 체계’는 OLED 제조 공정에 특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을 필두로 연내 TV, IT, AUTO 등 OLED 공정 전반에 ‘AI 생산체계’를 전면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AI 생산 체계 도입 이후 품질 개선에 걸리던 시간이 평균 3주에서 이틀로 크게 단축됐으며 양품 생산량 확대로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비용 효과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간을 솔루션 도출과 개선 방안 적용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향후에는 AI가 스스로 판단해 생산성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간단한 장비 개선도 알아서 제어하는 단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제조업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강조하는 생성형 AI뿐 아니라 피지컬 AI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BMW, 토요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피지컬 AI가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 측은 "디스플레이 공장은 섬세하고 세밀한 공정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피지컬 AI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면서도 "피지컬 AI 로봇 동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LGD만의 AI 어시스턴트 '하이디', 업무 생산성 10% 향상

하이디는 △AI 지식 검색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AI 요약 및 초안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보고용 PPT 초안을 작성해주는 '문서 작성 어시스턴트 기능' 등 고난도 AI 업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하이디에 탑재된 기능인 '하이디 서치'는 LG디스플레이에 특화된 기능이다. 사내 문서 약 200만건을 학습해 업무 관련 질문에 대해 최적의 답변을 제시한다.
지난해 6월 품질 검색으로 시작해 현재는 표준, 우수사례, 시스템 매뉴얼, 사내 교육 자료 등으로 검색 범위가 확장됐다.
LG디스플레이는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그룹 내에서 AI 성과를 계속 공유하고 있다"며 "'하이디 서치'는 자사의 고유한 기술로 개발했다. 다른 계열사로도 AI 개발 노하우 등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하이디 도입으로 하루 평균 업무 생산성이 이전 대비 약 10% 향상됐다"며 "하이디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성형 AI는 개인 정보와 민감 정보가 유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 측은 "사내망을 통해 사내에서만 검색이 가능하도록 자체 LLM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며 "정보 보안을 위해 사외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뛰어난 AI 기술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각각의 업무 특성에 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 업무에 결합하는 게 AI의 핵심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AX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는 “AX를 전사로 확대 적용해 체질 개선, 원가 혁신, 수익성 개선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사 차원의 AX 혁신을 추진해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고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