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통상적 인사 시즌인 연초가 아닌 9월 초에 대표를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임 한두희 대표는 올해 3월 연임됐으나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사직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장 대표는 1995년 한화투자증권 공채로 입사한 내부 출신이면서 한화그룹 내에서도 한화차이나(베이징), 한화큐셀(상하이) 등 해외 사업장을 거치고 한화투자증권에서는 해외사업팀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해외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영업환경 악화로 순손실 54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지만 이듬해 3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한두희 전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 흐름으로 바뀌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인 2021년 752억 원에 가장 근접한 수치다.

증시 호조에 힘입어 순영업이익 기준 트레이딩(Trading) 부문이 466억 원을 기록하며 46% 급증했다. 자산관리(WM)는 818억 원으로 6%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800억 원대를 유지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은 충당금 설정 완화로 33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손실 318억 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3곳 가운데 베트남을 제외한 2곳은 적자를 기록하며 해외사업은 신통치 않다.
베트남 법인은 증시 회복과 트레이딩 수익 확대에 힘입어 37.8% 증가한 1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싱가포르 법인은 순손실 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확대됐고 인도네시아 법인은 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장 대표는 국내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해외 법인의 실적 반등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풍부한 해외 경험을 가진 ‘해외통’으로 꼽히는 만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장 대표 체제에서 특히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법인은 주요 은행, 디지털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며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주식 수수료 수익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트레이딩 시스템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고객 경험 강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법인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K-스타트업 등 동남아 진출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토탈 솔루션 사업을 론칭한 데 이어 현지 및 국내 VC에게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며 싱가포르에서 구축한 영업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5월 현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해 리테일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칩타다나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하며 동남아 공략 본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경우 아직 장 대표 체제에서 부문별 전략을 밝히긴 어렵지만 WM은 균형 있는 자산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하고 새로운 MTS로 리테일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