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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계 빨라지는 태광그룹...애경산업 등 1.3조 투자 성공시 재계 순위 59위→53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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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계 빨라지는 태광그룹...애경산업 등 1.3조 투자 성공시 재계 순위 59위→53위 '껑충'
  • 임규도 기자 lkddo17@csnews.co.kr
  • 승인 2025.09.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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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이 지난 7월 조 단위의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즉각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며 투자 실행에 나서고 있다.

애경산업, 이지스자산운용,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등 현재 추진 중인 M&A 3건의 투자 규모만 1조3000억 원으로 올해 투자 목표 1조 원을 상회한다. 레드오션이 된 케미칼, 섬유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태광그룹이 추진 중인 M&A를 모두 성공할 경우 그룹 총자산은 재계 59위에서 53위 수준으로 커진다. 50위 그룹과의 격차도 2000억 원 수준으로 좁혀져 가시권에 두게 된다.
 


태광산업(대표 유태호)은 이달 초 화장품·생활·뷰티기업인 애경산업(대표 채동석·김상준) 인수전에 나섰다.  흥국리츠운용은 지난 8월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흥국생명(대표 김대현)은 현재 이지스자산운용(대표 강영구·이규성) 인수 최종 검토 대상인인 숏리스트에 한화생명과 이름을 올리며 2파전을 벌이고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 7월 1일 내년까지 1조5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개발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투자 로드맵을 밝혔다. 우선 올해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케미칼, 섬유 등 제조부문 주력 사업이 업황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체질개선 작업에 나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M&A 투자 규모만 1조3000억 원으로 올해 목표치를 넘어선다.

과거 M&A로 외형을 키운 DNA가 다시금 살아난 모습이다.

태광그룹은 창업주 이임용 회장이 1953년 동양실업을 인수하며 출범했다. 1973년 흥국생명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고, 2년 뒤인 1975년에는 대한화섬을 사들이며 화학사업을 시작했다.

M&A는 대를 이어서도 진행됐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04년 취임해 20여 개 SO(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해 티브로드를 만들었고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현 흥국증권) 등도 잇달아 인수했다. 이에 태광그룹은 2018년 재계 순위가 36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각종 사법 리스크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태광그룹은 지난 10년간 투자가 사실상 중단됐다. 석유화학과 섬유산업이 침체되면서 그룹의 재계 순위는 현재 59위까지 떨어졌다.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이지스자산운용, 메리어트남대문호텔을 인수하게 되면 총자산규모는 1조1085억 원 늘어 9조7769억 원이 된다. 이는 재계 순위 5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50위에 올라있는 금호석유화학과의 차이도 2000억 원으로 좁혀진다. 4년 만에 50위 내 진입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태광그룹은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 사업을 영위하는 애경산업을 인수해 취약한 B2C 분야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또 애경산업은 온라인몰, H&B스토어, 대형마트 등 국내 유통망이 탄탄하고 중국·동남아 시장으로의 수출 기반도 갖추고 있어 태광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그룹에서 제대로 된 이익을 내고 있는 흥국생명보험과 흥국화재해상보험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를 추진 중이다.

흥국생명, 흥국화재(대표 송윤상), 흥국증권(대표 손석근) 등 기존 금융 계열사의 리츠·프로젝트파이낸싱(PFV) 등과 연계해 그룹 내 금융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안정적인 대체투자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은 부동산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태광그룹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추가 M&A에 나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태광그룹은 2조 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태광산업, 대한화섬(대표 김대정), 세광패션, 티엘케미칼(대표 유태호) 등 태광그룹 내 석유화학, 섬유 부문 계열사들은 지난해 2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471억 원으로 태광그룹 비금융 계열사 중 가장 많다.

태광그룹 비금융 계열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SI 업체인 티시스(486억 원)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228억 원으로 흥국생명, 흥국화재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M&A를 잇달아 성사시키고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경우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 시계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하지만 지난해 횡령 등의 혐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간암 투병으로 건강도 악화돼 경영 복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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