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유 정원은 두나무만의 디지털 기술력을 활용해 탄생시킨 가상현실(VR)의 숲이자 치유 프로그램이다. 정원 자체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디자인하고 두나무가 미디어파사드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시켜서 만든다.

두나무 ESG 팀은 2022년 가상 나무를 산불 피해 지역에 실제 심는 방식인 ‘세컨포레스트’로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대면 채널을 활성화할 방안을 구상했다.
그러다 인간이 자연을 회복시키고 그 회복된 자연이 인간을 치유할 수 있다는 선순환 구조를 떠올렸다. 두나무의 디지털 기술력과 세컨포레스트 캠페인의 주축인 ‘치유’의 개념을 확장하고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구현할 방법을 찾다 떠올린 것이 디지털 치유정원이다.
디지털 치유정원은 고화질 LED 영상과 사운드, 향기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장치를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실제 숲에 온 듯한 몰입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숲의 다채로운 정경을 담고 직업 혹은 신체적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온전히 자연을 누릴 수 있기 위함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을 담아 파노라마를 완성한다.
이듬해에 두나무는 디지털 치유정원 1, 2호점을 각각 금천소방서, 서울재활병원에 열었다. 국립세종수목원과 백두대간수목원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VR 콘텐츠를 제작해 작은 숲과 함께 치유 공간을 구성했다. 참여자는 직접 수목원이나 숲을 방문하지 않고도 나무를 통한 치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실제 현장 설문에 따르면 두나무의 디지털 치유 정원을 방문한 이들의 91%가 실제 치유 효과를 느꼈다고 응답했다. 관람객들의 93.2%가 기존 다른 정원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공간으로 매우 새롭고 인상이 깊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 밖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치유 공간에 자연과 기술이 결합한 정원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렇듯 디지털 치유 정원은 시민 참여의 저변을 확대한 공을 높이 평가받아 2023년 OECD 공공혁신협의체(OPSI)에서 대한민국 공공분야 정부혁신 우수사례로도 선정됐다.

디지털 치유정원은 지난해 서울서북병원에 오픈한 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성수에서 약 일주일간 팝업 전시 형태로도 선보였다. 지난 5월에도 서울 보라매 공원에 디지털 치유정원을 꾸몄는데 일주일간 3400명, 일평균 500여명이 방문하며 두나무의 디지털 기술을 만끽했다.
진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 생생하고 실감 나는 연출을 위해 벽과 바닥을 나무와 돌로 꾸미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의 향기와 온도까지 세심하게 재현했다.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경관에도 두나무만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해 블록체인처럼 작은 정원이 반복 연결, 확장되는 형태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두나무는 디지털 치유 정원을 병원, 소방서 위주로 넓혀갈 계획이다. 향후 제작하는 디지털 치유정원을 한 단계 확장하기 위해 현재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인프라를 구현하거나 공간 설계 아이디어를 받아 상호작용 체험 콘텐츠, 현장 운영형 정원 치유 프로그램 등에 반영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상금은 2000만 원 규모다. 산림청장상, 서울시장상 등이 함께 수여된다.
두나무 관계자는 “자연에서 사람, 사람에서 다시 자연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두나무만의 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