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들은 자사 핵심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행사 홍보, 의전, 부대행사 운영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서며 ‘국가대표 세일즈맨’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주 APEC 행사 기간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한국 첨단 기술력 알리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행사 별도 세션에 참석하지는 않으나 글로벌 정상 및 빅테크 인사들과 교류 및 협력을 통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해외 무대에서 활발한 ‘APEC 세일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12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등을 잇따라 만나 민간 경제 협력과 CEO 서밋 참여를 요청했다.
SK그룹은 오는 28일 경주에서 열리는 ‘퓨처테크포럼 AI’를 주관한다. 포럼에는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최태원 회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맷 가먼 AWS CEO,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등 글로벌 AI 리더들이 대거 참석한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 AI 생태계 조성과 비전을 제시하며 APEC 회원국 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는 ‘K-테크 쇼케이스’도 열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SK엔무브 등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공개된다.
현대차그룹은 APEC 재무장관회을 비롯해 21일부터 23일까지 인천에서 진행되는 구조개혁장관회의와 경주 본행사 기간 동안 G90, 아이오닉9 등 주요 모델을 의전용으로 지원한다. 또 경주 행사 기간에는 ‘퓨처테크포럼: 조선업’을 열고 AI 기반 제조 혁신과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LG그룹은 APEC 민간 홍보 협력 MOU를 체결한 첫 기업으로 국내외 전방위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경주 시내버스 전체의 절반 규모에 달하는 70대에 APEC 래핑 광고를 진행 중이며 광화문, 시청, 명동, 홍대입구역, 코엑스 등 서울 주요 지역에 7개 대형 전광판과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커딜리 광장 등 세계 주요 거점에서도 APEC 공식 홍보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LG와 LG전자는 APEC 부대행사인 ‘2025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를 공동 개최해 장애 청소년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지원한다. 이는 APEC 부대행사 중 유일한 장애인 관련 국제 행사다.
LG생활건강은 공식 협찬사로서 ‘울림워터’ 생수 9만6000병을 행사 기간 동안 제공하며 LG유플러스는 경주 주요 행사장에 무료 공공 와이파이 및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롯데그룹은 그룹 인프라를 활용해 APEC을 적극 지원에 나선다. 롯데호텔서울은 에드워드 리 셰프와 협업해 정상회의 오찬과 만찬을 준비하고 시그니엘부산은 APEC 최고경영자 서밋 환영 만찬을 맡는다. 롯데호텔은 주요 행사의 케이터링을 책임지며 롯데제이티비는 행사 기간 동안 숙소로 활용될 크루즈 2척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롯데그룹 CEO 서밋 공식 후원사로서 롯데월드타워,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등 주요 사업장 내 홍보 영상을 송출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APEC 행사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APEC 정상회의의 공식 스폰서이자 다이아몬드 등급 후원사로 참여한다. 그룹은 오는 31일 경주 갈라 만찬에서 5만 발의 불꽃과 2000여 대의 드론으로 구성된 대규모 쇼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신라 천년의 유산과 미래로 향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공중·수상 드론과 미디어아트 연출을 결합해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기술력을 함께 담아낸다.
한화는 불꽃쇼와 함께 행사 전반의 안전·환경 관리 비용도 함께 지원한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는 27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화 퓨처테크포럼: 방위산업’을 열고 K-방산의 경쟁력과 기술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APEC CEO 서밋 중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기술을 발표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