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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회장, 사람·기술 중심 리더십으로 HD현대그룹 양대 성장축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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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회장, 사람·기술 중심 리더십으로 HD현대그룹 양대 성장축 세워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10.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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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정기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너 3세 시대를 열었다.

정 회장은 2023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2년 만인 지난해 11월 수석부회장이 됐고, 또 1년 만에 회장이 됐다. 1988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중공업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37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가 됐다.

정 회장은 신사업과 전통사업을 두루 거치며 경험 쌓은 준비된 후계자다.

1982년생인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명예이사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육군 특공연대 중위로 복무했고, 스탠퍼드대 MBA를 수료했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근무하며 경영 전략을 익혔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으로 입사해 경영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한 뒤 기획실 상무와 전무, HD현대 경영지원실장을 거쳤으며, 2016년에는 직접 HD현대마린솔루션(옛 현대글로벌서비스)을 설립했다. 

현재 정 회장은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도 겸임하게 됐다.

특히 정 회장은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HD현대마린솔루션을 설립했다고 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설립 초기 매출 2403억 원에서 2023년 1조7455억 원으로 7배 이상 성장했다. 2024년 유가증권시장(IPO)에 성공하며 시가총액 11조 원대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정 회장은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주도해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두 번째 성장축으로 세우기도 했다.

2020년 정 회장이 설립을 주도한 아비커스(Avikus)는 2022년 세계 최초로 대형선박의 대양 횡단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이후 ‘IMO 자율운항 기준 2단계 솔루션’을 상용화하며, 지난해 12월 에이치라인해운과 30척 규모 자율운항 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에는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 7척에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산업 재편’과 ‘신사업 개척’을 병행한 전략적 판단이 성과를 제대로 낸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사업 효율화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고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 출범을 주도했다. 또 2024년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 2025년 베트남 두산비나 인수도 진두지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수석부회장 재직 시절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켜 왔다.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는 미국 정부와의 협력에도 직접 나서며 글로벌 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정 회장은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리더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제안으로 자녀를 둔 직원에게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1인당 180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됐으며,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사내 어린이집 ‘드림 보트’ 운영도 그의 아이디어다.

2023년 3월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 센터에서 열린 ‘드림 보트 어린이집’ 개원식에는 성남시 관계자들과 정기선 회장이 함께했다.

그는 임직원의 삶과 성장을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계층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어 수평적 소통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 승진으로 3대 성장축으로 삼은 AI·수소·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과 경쟁하고 있는 약 8조 원 규모의 KDDX(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사업 수주는 당면한 과제다. 이 외에도 업황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와 건설기계 사업의 대응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북미·중동 대형 프로젝트 진출과 친환경 장비 확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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