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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됐다"며 개인정보 몽땅 요구하는 가짜 SNS계정 기승...하림·HK이노엔·해태제과 등 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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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됐다"며 개인정보 몽땅 요구하는 가짜 SNS계정 기승...하림·HK이노엔·해태제과 등 경보 발령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5.10.24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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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 이벤트를 통해 당첨을 빌미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칭 계정이 기승을 부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SNS 이벤트는 참여 후 댓글을 남기는 방식이 많다 보니 '참여자'가 특정돼 사칭 계정의 표적이 되기 쉬운 구조다. 사칭 일당은 이벤트 참여자에게 "당첨됐다"며 주소,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기업들도 사칭 계정을 확인한 후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하는 식이라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던 하림, HK이노엔, 해태제과, 서울장수 등에서 사칭 계정이 확인돼 관련 업체들이 참여자들의 경계를 당부했다.

HK이노엔은 지난 9월 인스타그램에서 '컨디션 드링크' 신제품 굿즈를 제작해 댓글 단 소비자 중 추첨해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10월 9일 제보자를 통해 피싱용 사칭계정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고 관련 내용을 공식 계정을 통해 알렸다. 
 
사칭 계정은 HK이노엔 아이디와 유사한 계정을 만들고 기업 로고도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들을 속였다. 이벤트에 당첨됐다면서 특정 링크로 접속해 나타나는 페이지를 캡처해 제공해달라는 식으로 개인정보 탈취를 시도했다. 12시간 내 등록하지 않을 시 당첨이 취소된다는 문구를 더해 소비자가 판단할 여지도 막았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연휴 기간 컨디션 인스타그램 사칭 계정이 생성돼 소비자에게 이벤트 당첨 메시지를 발송하고 개인정보 편취를 시도한 사례가 발생했다. 사칭 계정은 신고 접수해 당일 삭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은 피싱 방지를 위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것이다. 피해 예방을 위해 이용자도 공식 계정 확인, 의심 계정 신고 등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서울장수, HK이노엔, 해태제과 SNS 내 사칭 계정 주의 안내
▲​(왼쪽부터) 서울장수, HK이노엔, 해태제과 SNS 내 사칭 계정 주의 안내

하림도 10월10일경 인스타그램 사칭 계정이 발견됐다며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9월 말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오늘단백' 브랜드 제품 체험단 모집 △'용가리 치킨볼' 홍보 이벤트를 펼친 가운데 사칭 계정으로 이벤트 참여자들에게 피싱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태제과는 9월30일부터 10월12일 진행한 '댓글 이벤트' 종료 다음날인 13일 사칭 계정이 참여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서울장수도 공식 계정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난 10일 스토리(24시간 게재 후 자동 삭제)를 통해 안내했다. 서울장수가 인스타그램에서 '편의점 교환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사칭 계정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사칭 계정을 통한 개인정보 무단 수집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 사안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조태진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는 “사업자가 개인정보 주체를 대상으로 사전에 내용을 고지한 후 동의를 얻어 수집할 수 있다. 사칭 계정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체가 직접 제공했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한국소비자법학회장은 “사칭 계정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은 경우에 따라 기망에 의해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불법적 개인정보 수집행위로 보인다. 동의 자체를 무효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수 학회장은 “소비자가 이벤트 참여 과정에서 사업자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사업자도 이벤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당첨 연락 시 전달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고 피해 발생 시 대처하는 방법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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