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간 경쟁에서 이 후보와 황 후보가 회원사 지지 확보에 나선 가운데 역대 금투협회장 중 최초로 연임에 도전하는 서 후보가 핸디캡을 딛고 지지세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차기 금투협회장 최종 후보 3명은 최근 각 회원사에 공약집을 정식 배포하며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관전 포인트는 대형사가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에 달려 있다. 금투협 회장 선거 투표권의 30%는 회원사 1사 1표가 적용되고 나머지 70%는 연간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협회비 분담률은 조정영업수익(영업이익+판관비) 70%, 자기자본 30%를 반영해 산정된다. 금융투자업계 1위 다툼을 벌이는 미래에셋그룹, 한국투자금융그룹 등 대형사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선거운동 초반 시점에서 황 후보와 이 후보가 먼저 금투협 회원사들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황 후보는 1987년 입사 후 38년간 신영증권에서만 근무하며 자산운용·법인사업·IB사업 본부장을 거쳐 WM·법인영업·상품전략·경영관리 총괄, 경영총괄을 역임한 데 이어 2020년부터 신영증권 각자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서유석 현 회장이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인 만큼 이번에는 이전처럼 다시 증권사 CEO 출신이 금투협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며 "증권업계에서 영향력이 강한 서울대 82학번 출신이자 증권사 CEO 모임 회장도 맡고 있는 황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1989년부터 2001년까지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SK증권 대표를 맡은 데 이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KB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 후보가 과거 경제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당국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계 의견을 잘 전달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증권사 대표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모두 역임한 만큼 경험과 추진력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금융투자협회 출범 후 처음으로 협회장 연임에 도전하는 서 후보는 업계 내외적으로 반발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서 회장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미래에셋그룹은 역량 있는 인물이 순차적으로 협회장을 맡을 수 있도록 단임제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 후보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리더십의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 이외의 다른 대형사의 지지 확보에 성공한다면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서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한 만큼 서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래에셋 이외의 대형사가 서 후보 연임을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장 선거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