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명과학부 정구흥 교수팀은 17일 활성산소가 간암 세포에 작용, 종양 억제유전자의 전사 조절인자에 영향을 미치고 DNA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암세포 전이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인터넷판 8월 4일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활성산소가 간암세포에서 유전자 전사 조절인자인 스네일(Snail)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고 DNA 염기에 메틸기(CH₃)가 달라붙는 메틸화를 일으킴으로써 종양 억제유전자의 하나인 E-카드헤린(cadherin)의 발현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 간 결합을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는 E-카드헤린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면 간암세포들 간 결합력이 약해지면서 암 전이 능력이 커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는 활성산소가 간암의 전이를 촉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원인 중 3위, 40~50대 남성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질병으로 간암이 진행될수록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이상 생존율이 10% 정도로 매우 낮다.
이에 따라 간암환자 생존율을 높이려면 전이를 억제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지만 그동안 전이를 일으키는 요인들과 이들 간의 상호 조절 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전이를 통제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연구는 활성산소와 DNA 메틸화 사이의 관련성을 증명하고 활성산소에 의한 암 전이 관련 유전자의 변화 과정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스네일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활성 산소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항산화제 및 유전자의 변화 억제제 발굴을 통해 간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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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명과학부 정구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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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간암세포는 종양 억제유전자인 E-카드헤린이 발현되면 전이 능력이 없지만 활성산소에 노출되면 스네일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DNA 메일화가 일어나면서 E-카드헤린 발현이 감소해 전이 능력이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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