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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때문에' 초등학생 유괴 후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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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때문에' 초등학생 유괴 후 살해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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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채무에 시달리던 20대 남자에게 유괴된 뒤 살해됐다.

경찰은 용의자 이모(29.견인차량 운전기사)씨를 14일 오후 긴급체포, 범행 동기와 경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K아파트 상가 앞에서 박모(8.M초교 2년)군에게 `S고교 가는 길을 알려달라'며 접근한 뒤 `길을 잘 모르니 차에 타서 알려달라'며 박군을 자기 견인차량에 태워 납치했다.

박군은 이날 낮 12시께 '동네 누나'와 함께 교회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파트 상가에 혼자 게임기를 사러 간다며 헤어진 뒤 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박군으로부터 부모 직업과 집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차량에 있던 포장용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과 발을 묶은 뒤 차량 뒷좌석에 태워 시흥, 부천 등지를 돌아다니며 협박전화를 시작했다.

이씨는 11일 오후 2시 47분께 공중전화를 이용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1억3천만원을 준비토록 한 것을 시작으로 13일 낮 12시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걸었다.

11일과 12일 오후 8시에는 `아빠 보고싶어요', `아빠 나 (집에) 데려다 준데' 등 박군의 목소리를 부모에게 들려주기도 했으나 경찰조사결과 이는 이씨가 박군을 살해하기 전 녹음한 목소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13일 0시 10분에는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공영주차장 내 1t 트럭 적재함에 1억3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놓고 갈 것을 지시, 박군 부모가 지시에 따르고 경찰이 현장에 잠복했으나 이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씨는 납치 당일인 11일 오후 10시 51분께 경기도 부천 상동의 한 공중전화에서 협박 전화를 한 뒤 인천으로 이동하던 중, 온몸이 묶인 채 뒷좌석에 있던 박군이 질식사한 것을 발견, 12일 0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유수지에 박군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박군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송도신도시 주민들이 돈이 많은 것 같아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찾던 중 박군을 선택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기 장소인 남동구유수지 수색작업을 통해 15일 오전 6시께 손발이 묶인 채 빨간색 포대자루에 담겨 있던 박군의 시신을 발견, 연수구 한 병원에 안치했다.

경찰은 이씨가 유괴 초기 박군을 이미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협박 전화 발신지 추적을 통해 공중전화 주변 건물의 CCTV를 확보, 화면분석을 벌인 결과 특정 견인차량이 자주 등장하는 점을 발견, 차주인 용의자 이씨를 추적한 끝에 14일 오후 2시 30분께 이씨 자택 근처에서 검거했다.

전과 3범인 이씨는 아파트와 견인차량 구입시 진 빚 1억3천100만원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연수동 33평짜리 아파트(시가 3억원)를 소유하고 있으며 가족으로는 아내(31)와 11개월 된 아들이 있다.

살해된 박군은 고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의 외아들로 초등학교 4학년인 누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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