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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회장 '남존여비 상속' 스케치하다가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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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회장 '남존여비 상속' 스케치하다가 중단?
이병철 vs 이명희와 대조… 셋째부인 서미경씨와 두 딸의 몫은?
  • 백상진 기자 psjin@csnews.co.kr
  • 승인 2007.03.22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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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86) 롯데그룹 회장의 후계 구도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여성계 관계자들은 신회장의 상속이 ‘남존여비및 가부장적인 잣대’ 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들인 신동주(54) 일본롯데 부사장, 신동빈(52) 한국롯데 부회장은 신격호(85) 회장의 당당한 후계자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는 데 비해 딸인 신영자(65) 롯데쇼핑 총괄부사장의 몫은 예상외로 ‘초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여자도 가정에 안주하지 말고, 남자 못지 않게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고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며 막내딸 이명희씨에게 신세계백화점을 상속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신 부사장은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동주ㆍ동빈 형제의 손위 누나이며 맏딸이다. 더욱이 가부장적인 문화로 치면 정부인의 유일한 혈족이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일본으로 건너 간 직후인 1942년, 첫번째 부인(고 노순화씨)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동주ㆍ동빈 형제는 신 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 1952년 일본인 시게미쓰(80)와의 재혼으로 얻은 자식이다.

그러나 신 부사장과 동주ㆍ동빈 두 아들이 받는 ‘유산’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호텔롯데 소속이던 면세점사업부를 따로 떼어 내 신부사장에게 주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이를 후계구도와 연결해 해석하는 말과 논란이 나돌자 분리절차를 일단 중단한 상태이지만 결국에는 원안대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신부사장이 그동안 몸담고 있던 롯데쇼핑을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에게 고스란히 넘기고 백화점에서 분리되는 면세점만 물려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롯데면세점은 작년말 기준 매출 1조원 규모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63%가 넘는 알짜배기 회사. 서민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대기업이지만 단지 아버지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그룹을 물려 받는 남동생들에 비해서는 초라하다는 평이다.

큰 남동생인 동주씨는 매출 3조원대의 일본롯데를, 작은 남동생 동빈씨는 20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롯데를 물려받는 반면 딸인 신부사장이 받는 몫은 면세점 뿐이라면 하늘과 땅차이가 분명하다.

신 부사장은 그동안 롯데쇼핑에서 활약하며 나름대로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지난 1972년부터 임원으로서 재직하며 롯데쇼핑을 국내 최대 유통업체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화여대 가정학과 출신으로 대학동창생인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유통업계의 라이벌로 대등한 맞대결을 펼쳐 왔다. 그러나 신 부사장의 역할 축소는 작년 롯데쇼핑의 상장을 계기로 두드러졌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14.83%의 지분을 갖고 있는 동주ㆍ동빈 형제는 각각 1조7000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그러나 신 부사장의 보유지분은 0.79%로 평가차익이 1000억원에도 못미쳤다. 자신이 30여년 넘게 일한 회사에서 받은 보상마저도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신 부사장은 롯데쇼핑 등기이사에서도 제외됐다. 롯데측은 “이사수가 너무 많아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유통업계에는 신 부사장의 소외감이 커질대로 커져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롯데의 다른 한 관계자는 "현재 해외 명품시장 트랜드 파악을 위해 유럽에 머물고 있는 신부사장의 딸 장선윤씨(롯데쇼핑상무)가 두달후쯤 귀국해 면세점으로 소속을 옮길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며 "분리작업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신회장의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신격호 회장에게는 딸이 두명 더 있다. 미스롯데 출신으로 80년대초 전성기에 신 회장과 살림을 차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영화배우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이다.

그러나 서씨나 서씨 소생 딸에 대한 후계구도상의 배려는 아직 드러난 게 없다는 것이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한때 서씨가 자신과 자신의 자식들이 소외되고 있는 데 대해 분노했다는 소문도 나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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