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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등 10대 줄임말 원조는 '대구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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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등 10대 줄임말 원조는 '대구 사투리!'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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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촌스럽게만 들리세요? 사실 대구 사투리만큼 현대적인 방언도 드뭅니다"

대구 사투리가 '쌤(선생님)' 등 축약어를 많이 쓰는 10대들 말의 '원조'란 이색 주장이 지역 국어학자에 의해 제기돼 화제다.

경북대 국문과 백두현 교수는 최근 '경북대신문'에 기고한 칼럼 '대구 지역의 생활어, 대구 사투리의 특성'을 통해 "음절이 긴 어형을 짧게 줄이는 발음 습관이 대구 방언의 특징"이라며 "이는 말을 자주 줄여 쓰는 지금 젊은이들의 언어 습관과도 통하는 현대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에 따르면 지금 학생들이 많이 쓰는 단어 '쌤'은 발상지가 대구다.

'선생님'의 첫 음절 '선'에서 'ㅅ'을 따고 '생'의 모음 'ㅐ', '님'의 받침 'ㅁ'을 합친 단어로 예전부터 대구 사람들이 '쌤예∼(선생님∼)' 등으로 많이 쓰던 말이 다른 지역 학생들 사이에 퍼졌다는 것.

대구 방언의 축약어는 이 외에도 많다. '이칼라 카나'는 '이렇게 하려고 하느냐'의 발음을 줄인 말이며 '얼라'는 '어린이'를, '까널라'는 '갓난 어린이'를 압축시킨 경우다.

백 교수는 "말줄임 현상은 다른 지역 사투리에서도 나타나지만 특히 대구 방언은 축약어의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대구 사람들이 과묵한 편으로 말수가 적어 '언어의 경제성' 측면에서 말을 많이 줄여 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구 방언은 모음에서도 말 줄임 현상이 두드러진다.

20세기 초부터 이 곳 방언에서는 표준어 단모음 'ㅣ, ㅓ, ㅡ, ㅐ, ㅔ, ㅏ, ㅗ, ㅜ' 중 ㅐ와 ㅔ의 구별이 없어지고 ㅓ와 -도 같은 발음으로 합쳐졌다.

현재 서울과 충청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ㅔ와 ㅐ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

그는 "사투리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말이란 편견을 버리고 방언의 언어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면 한국어의 기초 언어 자원을 풍부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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