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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화제>신격호.서미경,그리고 '상속용 위장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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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화제>신격호.서미경,그리고 '상속용 위장계열사'?
'시네마 매점 운영권' 오너일가에 배분… 공정위 조사 촉각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4.26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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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85) 롯데그룹 회장과 25년을 함께 살아온 ‘작은 부인’ 서미경(48)씨가 받은 재산은 롯데시네마 매점?

20여년 이상 베일속에 가려있던 서씨가 또 다시 화제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롯데쇼핑이 산하 본부체제로 운영해 온 롯데시네마의 매점 운영권을 신회장의 장녀인 신영자(65) 롯데쇼핑 부사장과 사실혼 관계의 서씨가 실제 주주로 있는 회사에 각각 몰아 줘 회사의 이익을 오너 일가들이 가로 채도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조사를 의뢰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롯데시네마의 매점 운영권은 현재 2개 회사에 분산돼 있다. 신영자 부사장(28.3%)과 그의 측근들이 모두 합쳐 8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시네마통상이 지방 체인의 매점을, 서씨가 실제 대주주로 알려진 유원실업이 서울과 수도권 롯데시네마 극장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극장내 매점은 극장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알짜배기 수익사업이다. 극장안이라는 경쟁 없는 독점적 입지를 갖고 있는 데다가 거의 현찰장사이기 때문. CJ CGV등 다른 극장 체인들은 대부분 매점을 직영하고 있다.

롯데만이 이를 오너 일가들에게 나눠 줘 결국 회사의 이익을 이들이 가로채게 만들었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이번 경제개혁연대의 공정위 조사의뢰로 20여년 이상 베일에 가려져 있던 신 회장의 ‘작은마님’ 서씨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씨는 지난 1977년 롯데제과가 선발한 제1회 미스롯데 출신 연기자. 미스롯데는 이후 원미경 이미숙 채시라 이미연 등 폭발력 있는 여자 연기자를 다수 배출해 낸 영예의 등용문이었다.

특히 서씨는 1기 미스롯데인데다가 이목구비가 뚜렷한 이국적인 용모로 단번에 젊은이들의 아이돌로 부상했다. 영화와 각종 광고에 얼굴을 드러내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녀는 1980년대 초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왜 그녀가 갑자기 연예계를 떠났는지는 몇 년 후에 밝혀졌다. 신 회장과 동거에 들어갔던 것. 그녀는 신 회장과의 사이에 두 딸을 낳았고, 딸들이 지난 1988년 신 회장의 호적에 정식 입적됨으로써 두사람의 관계는 공식화됐다.

서씨의 큰 딸은 83년생으로 알려져 있다. 두 딸이 호적에 입적함으로써 서씨가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세인의 관심이 쏠려 왔다. 그러나 그동안 그녀의 행동반경은 어떤 곳에서도 거의 감지되지 않았었다.

이처럼 철저하게 은둔생활을 해온 그녀가 최근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논란이 벌어지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재 그녀는 현재 유원실업의 감사로, 그녀의 오빠인 서진석씨는 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이사는 롯데전자 출신의 박성운씨로 등재돼 있다. 2002년 7월 설립된 유원실업의 서울 방배동 사옥도 서씨 개인소유로 알려지고 있다.

서씨는 유원실업외에도 유기개발이라는 법인도 갖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1981년 설립된 유기개발은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에 한식점, 롯데리아, 우동집, 커피전문점 등 총 11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

이 회사에서도 서씨는 이사를, 오빠인 서진석씨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런 저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이 회사 역시 서씨가 실제 주인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들 회사가 연간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들이지만 인생의 절정기에서 은퇴해 수십년간 신 회장의 은둔녀로 세상과 격리돼 살아오고 두 딸까지 낳은 서씨가 이 정도의 유산으로 만족하고 동주-동빈 두 형제 위주로 짜여진 후계구도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또 공정위의 조사결과에 따라 유원실업이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판명날 경우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로 향후 영업권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 배우자와 혼인외 출생자의 생모도 특수관계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오너 관련 특수 관계인들의 지분이 30%를 넘으면 계열사로 간주한다.

롯데그룹의 ‘뜨거운 감자’ 서미경씨의 행보가 25여년만에 세상의 이목을 또 한번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운영은 사실이고 이미 신고했던 사항이다. 지방 롯데시네마 매점은 롯데 계열사인 시네마통상이 직접 운영하고, 수도권은 유원실업에 외주를 주었다. 대신 임대료를 30% 받고 있다. 직영이냐, 외주냐 하는 것은 경영자의 정책적인 판단이다. 유원실업의 실제 소유주가 서미경씨인지는 롯데 계열사가 아니므로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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