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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카트ㆍ급경사 통로 '사람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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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카트ㆍ급경사 통로 '사람 잡네'!!
<화보>쇼핑갔다가 노인이 굴렀는데 "이봐! 대충 얘기해서 보내…"
  • 황아란 소비자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6.12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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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였다.

부모님께서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장을 보러 갔다가 사고를 당하셨다.

식품매장에서 일주일치 식량을 구입하고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연결통로로 쇼핑카트를 밀고 내려오다가 아버지(68)께서 쇼핑카트와 함께 구르셨다.   
 


    

    그 곳은 경사가 급하며 바닥도 울퉁불퉁한데다가 무슨 구름다리처럼 출렁출렁거린다.

몇 십만원 어치 물건들은 여기저기 뒹굴고, 일흔을 앞두신 아버지는 바닥에 내동댕이 쳐져있고,
어머니는 너무 놀라서 직원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한 직원이 달려왔다. 그 직원은 "저는 파견나와 있는 사람인데요…백화점 직원 불러드릴게요"라고 한뒤 한 참만에 신입인 듯한 남자 직원이 나타났다. 그 직원 왈 "의무실에라도 가실래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여기까지는 내가 어머니께 들은 얘기다. 더 기막힌 일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다른 볼 일을 보고 주차장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통화를 한지가 한참 되어 쇼핑이 늦는 줄 알았다.

어머니께서 와서 하시는 말씀. "아버지가 경사에서 구르셨다."

"아빠 괜찮아요?" 얼굴이 허옇게 되신채 고개만 끄떡끄떡하신다. 혈압도 있고 심장도 별로 좋지 않아 걱정이 2배가 되었다.

그리고 직원의 응대에 화가 났다. 주차요원에게 고객상담실로 전화 연결을 부탁했더니 여긴 전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고객상담실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고 했다.

그가 무전기로 고객상담실 전화번호를 요청하니, 무전기 건너에서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냥 그선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적당히 보내세요."

뭐?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뭐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고 보내라는 거지? 무전기 소리는 나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나?

내 얼굴이 벌겋게 되어 소리를 지르자,

[주차요원] "잠시 오셔야겠습니다."

[무전기 건너편 소리] " 아 죄송하다고 하고 보내세요."

[주차요원] "그게 아니라요, 잠시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전기 건너편 소리] "3층으로 보내세요."

난 폭발했다. 뭐? 대충 미안하다고 하고 보내? 3층으로 직접오라고?

롯데백화점 특히 노원점은 경기도 지역까지 많은 고객을 상대로 한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무슨 시즌이다 하면 발디딜틈이 없다.

이 일대 많은 상점들이 롯데백화점의 영향을 받는다. 롯데백화점이 세일을 하면 그 주변의 작은 소매점들까지도 그 기간에 맞춰 세일을 하거나 그에 대응하는 이벤트를 만든다.

고객상담실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러 저러한 일이 있었고, 이런 상황에 대해 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대응을 해서 소비자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에 대한 원인과 책임자와 시정조치 사항을 알려달라."

시설과 책임자라는 분이 전화를 주셨다. "다른 사람이 더 다칠 위험이 있으니 설비보수 조치사항 및 직원들 교육에 대한 결과를 요청했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직원교육 계획과 시설물에 대한 시정사항을 적어 팩스로 준다고 했다.

그러다가 다시 전화가 왔다. 팩스로 주기 뭐하니 직접 방문을 하라는 것이다. 설비 보완같은 것은 사업계획에 들어있는 사항이 아니라 어렵다는 말도 했다.

나도 회사를 다니는데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롯데백화점에서 매출을 올려 고객의 돈을 긁어모으는데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안전하게 쇼핑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설비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들의 두시간 매상보다 더 들까?

"당장 설비 보수가 어렵다면 고객들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주의문구라도 잘 붙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럴 수도 없단다. 참고로 통로 천장의 주의문구는 10여년 전 롯데가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하기전에 붙어있던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사행심만 조장하는 곳이지, 진심으로 고객이 즐거운 쇼핑을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쓰는 곳은 아님을 새삼 느꼈다.

그러고 나서 두 주가 지났다. 다시 발걸음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가전제품 수리를 맡겨 놓은 것이 있어 찾으러 갔다. 다시 확인해 봤지만 단 하나도 개선된 것이 없었다. 위 사진은 그 때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다.

수선실에서 제품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양복을 입은 사람이 '툭' 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깨랑 허리가 아파 짜증이 머리까지 밀려왔다. 제품을 받아서 나가려다가 갑자기 그냥 지나가면
안되겠다 싶어 "방금 들어간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롯데백화점 직원이고 기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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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고객분이 직원의 무전통화 이야기를 듣고 매우 화가 났던 것같다. 팀장의 사과전화도 받지 않는다. 혹여 불편한 일이라도 생기면 조치해드리겠다.

지금까지 이런 사고는 없었다. 다시 점검을 해서 필요하면 보수하겠다. 직원들의 교육을 강화하고 서비스 마인드도 제고토록 하겠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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