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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후세인'은 처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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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후세인'은 처형되지 않았다"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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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한 작가가 작년 말 처형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가짜 후세인"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집션 가제트가 11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중견소설가로 활동하는 아니스 엘디기니(48).

엘디기디는 후세인이 집권 시절 신변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분신"들을 활용한 것에서 음모론의 열쇠를 찾았다.

엘디기디는 바그다드가 미군에 함락되기 직전 이라크 TV에는 모습은 같지만 실체가 다른 2명의 후세인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4월3일 이라크 국민을 상대로 연설한 "초췌한 모습의 늙은" 후세인과 그 후 이틀 만에 바그다드의 부촌인 만수르에 군복을 입고 나타난 비교적 젊은 모습의 후세인을 기억한다며 이들 중 늙은 모습의 후세인이 진짜 후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후세인이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얼굴에 반점이 없는데 가짜 후세인의 얼굴에는 왼쪽 뺨에 검은 반점 2개가 있다는 것이다.

엘디기디는 2003년 12월13일 티크리트 인근의 한 농가 토굴에서 미군에 생포된 후세인은 가짜 후세인의 얼굴에 나타난 검은 반점 2개가 있었다며 따라서 작년 말 처형당한 후세인은 가짜라고 주장한다.

엘디기디는 후세인 체포사실을 발표했던 폴 브리머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최고행정관은 당시 회견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 앞에서 처음에는 매우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는 표정이었다가 나중에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기자들에게 거짓말이 먹혀들어가고 있음을 브리머 행정관이 점차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의 이복동생인 바르잔 알-티크리티가 미군에 체포된 후세인을 알아보지 못했다며 체포된 후세인이 진짜 후세인이라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짜 후세인과 미군에 체포된 후세인은 머리 칼 등 다른 외모와 태도 면에서도 같지 않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세인을 직접 만났던 조르그 헤이데르 오스트리아 자유당 당수가 미군이 체포한 후세인은 가짜 후세인이라고 한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얼굴에 검은 반점이 있는 후세인이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만난 적도 있다며 어쩌면 후세인은 중요한 외교행사에도 자신의 분신을 내세웠을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집션 가제트에 "진짜 후세인은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거나, 아니면 미국의 도움을 얻어 이라크를 탈출한 뒤 유럽 어디엔가에 숨어 살고 있을 지 모르는 일"이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석유를 얻기 위한 전쟁일 뿐이라고 말했다.

엘디기디는 3년여 간 수집한 사진자료 등을 모아 미군에 체포된 후세인은 진짜가 아니다는 내용의 책을 "사담은 처형되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집션 가제트는 최근 열렸던 카이로 국제도서전에서 후세인을 둘러싼 음모론을 제기한 엘디기디의 저서가 가장 많이 팔리는 책 중의 하나였다고 전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아랍민족주의를 주장했던 후세인이 미군에 체포돼 처형된 것을 굴욕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아랍권에 존재한다"며 엘디기디의 책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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