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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다단계 '지옥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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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다단계 '지옥 탈출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5.1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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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블로그)4일동안 뻐길까? 오늘 탈출을 할까?

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했던...그 화요일 밤으로 돌아가 다시 글을 써보겠습니다^^
기대하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ㅡ_-;;
첫번째 이야기 보다는 조금 길게 될 것 같습니다.
읽기 싫으신 분은 PASS! 해주세요^^
읽어보시면 다음부터 이런 회사 가서도 잘 적응하고 대처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이글을 읽으신 분 중에는 다단계 회사에 빠지게 되는 사람이 없기를...
혹여나 그런데 휘말리게 된다면 제가 아래에 한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쩝..ㅋ
(아래부터는 편한말로 하겠습니다. 이해해주세요;;)

이 글은 어디로든 퍼가셔도 좋습니다. 다른 분들의 피해 방지 차원에서요~^^

일단 지금 내가 있는 여기는 다단계다.
사택에는 당연히 많은 사람이 있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무도 보지 못하고 그냥 씻고 잠을 잤다. 4명이서 한방을 쓰고..
난 가운데에서, 그리고 방을 관리하는 방장(이라고 칭하겠습니다)은 문 바로 옆에 딱 붙어서 잤다. 물론...자는 척만하고 3시까지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잠이 들었다. 이제 슬슬 탈출 계획을 세워볼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방장이 깨지 않게 나갈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물론 오늘은 그냥 자고 내일 무슨 말 하나 들어볼 생각이었기에...
(사실 4일동안 뻐길 생각하고 있었다..ㅡ_-;;)
그냥 화장실 가는 척 문을 열었다. 당.연.히. 안열린다.
방장을 살짝 밀어보았다. 잘 안 밀린다. 약간 힘을 주어서 밀었다.
아차..너무 밀었나..ㅡ_ㅡ;;그래도 몸을 돌리며 잠꼬대 하는 걸 보니 깬것 같지는 않았다.
아...나오는 건 무리 없이 나올 수가 있구나.
현관문은 항상 열려 있었고, 거실에선 아무도 자고 있지 않았다.
음..상황파악은 끝났다.
난 이왕 나온 김에 화장실을 갔다가 다시 누워 잤다.

새벽 6시.. 알람이 울리는가 하더니...
일제히 주위 사람들이 일어나더라..
(전 잠귀가 좀 밝은 편이라 쉽게 깹니다.)
실눈을 뜨고 보니...
봉들이 자고 있나 안자고 있나 확인을 한뒤, 다단계 종사업자들이 나간다.
어디를 간걸까.. 사이비 종교 집단 같았다.
그닥 궁금하지도 않았기에 다시 잘려고 몸을 계속 뒤척이다가 1시간이 지나고...
7시 30분이 되자 K양이 와서 깨웠다.

K양 : 야! 일어나
나 : 몇신데?
K양 : 음..8시 30분!
나 : 어

그렇게 비몽사몽한 상태로 씻고, 준비하고..
K양이 준비한 아침밥 까지 먹고 나서 회사로 출발했다.
과연 어떤 개소리를 지껄일지 궁금했다.
왠지 흥분?ㅋㅋ
그렇게 도착하고...
택시비를 B군이 내도록 냅두고 난 홀랑 내려버렸다.
(다단계인걸 아는데 뭐하러 내가 돈을 내겠는가..ㅋㅋ)
그리고 예의상 음료수 하나 사줬다 ㅋㅋ

강의 내용은 조금 따분할 수도 있다. 어차피 다들 아는 얘기일테니..
일단은..
좀 이야기가 길어져서 접었습니다.

아침에는 두가지 강의가 있었다.
그리고 강의가 시작하기 전, 항상 B군과 S양이 와서 "이번 시간엔 어떤걸 배울거고..."하면서 나에게 말해준다.
첫번째 시간..
시작 하기 전, 왠 남자가 나와, 마술이니 뭐니 하며 조낸 허접한 걸 하면서 웃기다가 나갔다.
그리고 약간 얼굴 좀 되는? 여자가 들어와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는 일단 간단한 회사 소개로 시작되었다.
뭐..어려운 건 아니었다. 다만 조금 짜증이 났을 뿐..

첫 시간에는 정확한 일이 나오지 않는다.
단지 회사가 언제 설립이 되었고, 어떻게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 설명한다.
드림웰빙플러스가 17년된 회사라지만, 집에와서 찾아보니 사실상 이름을 두세번은 바꾼걸로 나오더라...ㅡ_-;;
그리고 회사가 공제 조합에 가입이 되어 있다는 말과 함께 불법인 회사들과는 다르다는 것도 특히 강조한다.
아이템으로는 건강, 미용, 생활에 관련된 것들을 취급해 망할 일이 없다는 이야기도 해준다.
그렇게 얘기를 듣고 나서 거의 2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첫 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
B군과 S양이 다가와 소감을 물어보고, 이해가 가냐는둥..
다음시간엔 직급에 대해서 말해줄거라는 둥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간단하게 담배 한대 피고...음료수 또 얻어먹고 들어왔다.

두번째 시간...
직급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뭐더라..
m(마스터)-M(매니저)-LM(리더매니저)-GM(골드 마스터)-SM(사파이어 마스터)-DM(다이아 마스터)-CM(크라운 마스터)
였던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ㅡ_-;
"쇼핑몰 구매 등급이냐?" 하는 생각...
마냥 웃고만 있었다.
그리고 각 직급이 어떻게 올라가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마스타는 350pv를 채우면 그 등급이 된다는 것..그리고 매니저는 아래에 마스터 두명을 두게 되면 된다는 것 등등..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점..
350pv를 채워야 한다는 것과...
아래에 마스터 두명을 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즐기고 두번째 시간도 끝났다.

점심시간...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었다.
그닥 배가 고프지 않아서..
유부 초밥을 먹고..
은근히 돈을 내라는 듯한 친구년과 B군의 시선을 피하며 그냥 나왔다.
다단계에 회사설명을 가면, 대부분 자신들이 돈 내고 밥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 돈을 내지 않아도 결국은 자기들이 내게 된다.
왜냐?자기들은 돈 많이 번다고 이미 얘기를 해놨기 때문에..
그냥 한마디 던져주기만 해도 된다.
"와~매니저님 역시 돈 많으신가봐요?"
물론 난 그런 말 안했다.
왜냐? 난 싸가지가 없기 때문에..ㅡ_-;;

그리고 다시 세번째 시간...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피라미드 그림이 나올거라고 미리 얘기를 해두는 둥 그렇게 얘기를 해놨지만서도..
사람들 참...ㅡ_-;; 동요를 많이 한다.
설마 모르고 온건가?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은...
저 앞에 나와있는 다단계 종사자들이 말을 너무 잘한다.
물론, 그 말에 오점이 있기도 하고, 말도 안된다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보이긴 하지만..
(나야 마케팅 관련된 책을 전에 일하면서 많이 읽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그게 알게 무엇인가? 거기다 4일동안 강제적으로 받는 교육이니 세뇌가 될 법도 하더라..
그리고 자기들은 절대 불법이 아니며,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걸 강조한다.
수익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추천,직급,직판 등의 수익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쯤되면 아무리 눈치가 느려도 다단계라는 걸 안다.
겁이 많은 여자분들은 이 시간이 지나면 집에 갈거라고 생각했다.
자...이제 몇명이나 돌아갈까?

그런데 이게 왠일?
세번째 강의가 끝나고 네번째 강의를 들으러 들어왔는데..
사람이 그대로다..
헐..이사람들 결국 낚인건가...
네번째에는 350PV,추천인,마케팅에 관해서만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하하하..재밌더라..
아둥바둥 발버둥치며 제발 낚여줘 라고 하는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더라..
(다들 여자였다..두둥!)

모든 수업이 끝나고...
슈퍼 앞에서 배가 고프다며 과자를 먹었다.
물론 난 돈을 내지 않았다.
다단계에 갔을땐 이런 뻔뻔함이 있어야 한다.

강의를 듣고 느낀 점?
이사람들 바보인가?
하는 말이 죄다 똑같다.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마세요. 우린 그런 회사와 근본적으로 틀린 회사입니다."
"우리집은 옛날에 엄청 못살았었고..."
"제가 O형이거든요! O형 성격이 어쩌고 저쩌고..."
"처음엔 저도 그랬어요~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다단계 아냐? 너 미쳤냐? 그러면서~"
네 명에게 들은 공통적인 말의 대표이다.
누가봐도 회.사.에.서.배.운.화.술 이라는게 티가 난다.
그리고...
"니가 하고 싶어도 한다는게 아니야.. 난 인간성 보고 뽑거든~
그래서 4일동안은 이 강의를 들으라는 거고..인간성은 하루아침에 알 수 있는게 아니잖아?"
라는 S양의 말..너무 다단계 인거 티내는거 아니예요?!

뭐..어쨌든 저녁을 먹으러 갔다.

B군 : 내일이 체육대회라 집에 사람이 많아요. 먹고 들어가죠?
K양 : 그래요~그럼~
나 : (오호..이것들이 날 또 벗겨먹고 싶어서 그러는구나?후훗..) 아..네..

그렇게 간 곳은 지하에 있는 어느 짜장면집..

나 : 드럽게 맛 없네..ㅡ_-;;

시켜놓고 먹지도 않았다.
그냥 조금 집어먹고..
일어나야 되는데... 이것들이 돈 내기 싫으니까 끝까지 뻐긴다.
문제는...
먼저 가자 그럼 지는 거다 ㅋㅋ
계속 뻐겼다. 티비 보면서..문자 보내면서..

B군 : 이제 일어나죠?가야죠~
나 : 네, 이제 가죠
K양 : 내가 계산 할게요. 카드 있어요
B군 : 어? 여기 현금 있어요
K양 : 아니요 괜찮아요
나 : (내든가 말든가..ㅡ_-;;)

사실 난 K양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계속 같이 있었고,
수업때도 계속 같이 듣고 있고 그래서...
K양 역시 속은 거라고 생각했다.
굉장한 낚시였다..ㅡ_-;;
결국 탈출할때까지 K양이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했으니..
(의심을 안해본건 아니지만..)

어쨌든 집으로 가는 택시비는 B군이 내고 집에 왔다.
(결국 오늘 돈 쓴거라곤 담배와 음료수 정도?ㅎㅎㅎ)

사택에 와서는 사람들과 조금 어울리는 척 고스톱을 치다가 밖에 전화를 하러 나갔다.
어버이 날이니 집에 전화를 한 것이다.

어머니 : 일하고 있었어? 어때? 할만해?
나 : 아니, 나 3,4일만 있다가 집에 내려갈거야. 이 일 안할거야
어머니 : 왜? 좀 하지~ 아들 일하는 모습 보기 참 좋은데~
나 : 이거 다단계인데? 하라고?
어머니 : 으...응? 다단계? OO아~다단계면 안되는데~
나 : 그래서 안할거야. 그냥 몇일만 더 있다 갈게
어머니 : 다단계면 몇일 더 있는게 아니고 그냥 바로 와야 되는데..
나 : 나 못 믿어?괜찮아~내가 낚시질 하고 있어 ㅋㅋ
어머니 : 그래도...
나 :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전화를 약 30분간 하고..
누나한테 전화를 했다.

누나 : 어~어디야?
나 : 나 사택
누나 : 일 끝났어?
나 : 응 아까 끝났어
누나 : 할만해?
나 : 다단계야
누나 : 야. 빨리 나와
나 : 몇일만 있다 갈게 맛난거 많이 사주고 있단 말야 ㅋㅋㅋㅋ

그렇게 또 실랑이를 벌이다 끊고 들어갔다.
잠시 후 매형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가 데리러 올테니 빨리 나오라는 거였다.
애들이 붙잡으면 특전사 동기들 부른다는둥..
형...난 해병대 전우회 불러도 되거든?ㅡ_ㅡ?
그런 실랑이를 하고..
집에서 사람들이 너무 걱정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집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난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K양이 계속 옆에 있었다는 점..
내 감시역은 B군이라고 생각했는데 탈출하고 생각해보니 K양이었던 것이다.
근데 이걸 난 남자만 있는 곳이니까 내가 없으면 심심해서 같이 들어갈려 한거겠지..라고 생각해버렸으니..

어쨌든 그렇게 전화가 끝나고 들어갔다.
난 K양이 피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용히 문자를 보냈다.

문자 내용 : 이따 집에 갈때 나랑 둘이만 나가자. 할말 있으니까

답장 : 알게쓰ㅋ 무섭게ㅎㅎ 무슨얘긴데?

그리고 한 30분쯤 있다가 K양이 잠깐 나갔다 올게요~라면서 날 데리고 나간다.
건물 뒤로 가서 얘기했다.

얘기도 조금 지루할것 같아 접었어요

K양 : 무슨 얘긴데?
나 : 너 알고 있었어?
K양 : 뭐를?
나 : 여기 다단계야
K양 : ...아니 나도 여기 와서 알았지.
나 : 난 니가 하든 말든 상관은 없거든?
난 오늘 새벽에 갈거야. 그리고 이건 그냥 니가 10년만에 연락을 해준 친구로서의 우정때문에 얘기해주는거야. 내가 이 회사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정보만 알려줄거야. 선택은 니가 해
K양 : ...
나 : 첫번째로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없었어. 내가 계속 물어봤던 것들... 출근하면 무슨일을 하냐? 하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 나중에 B군이 자기도 모르게 말 실수 했던거... 추천해야죠~ 그게 일단 다단계라고 생각을 하게 된 첫번째고...
두번째는...저사람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뭔지를 몰라.
제대로 된 회사라면 그런일이 있을수가 없지.
네트워크 마케팅 얘기를 하는데 바이럴 마케팅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했더니 자기네도 그런 식으로 일한데...즉, 저 사람들 남을 홀리는 화술을 배운거지, 직접적으로 마케팅 공부를 한게 아니라는 소리야
세번째로, 말이 달라. 처음엔 구전 광고일 뿐이다. 자신이 써보고 좋으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추천하면 된다 라고 하는데... 실제로 강의가 뒤로 갈 수록 추천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지.
K양 : 그래야 직급이 올라가서 그런거 아냐?
나 : 또하나 걸리는건 350PV...돈으로 바꾸면 385만원어치지.
이걸 채워야만 다른 사람을 추천할수 있지?그리고 추천한 사람이 또 385만원어치 채워야만 하는거고..
K양 : 응
나 : 이런걸 봤을 때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다단계야.
네트워크 마케팅? 꺼지라그래
K양 : 음...
나 : 결정을 못하겠냐? 뭐..잘 생각해봐. 난 너한테 정보를 주는거지 선택을 강요하는게 아냐
니가 굳이 하겠다면 난 말리진 않아. 그런데 왠만하면 안하는걸 추천하고 싶어
K양 : 그냥 4일만 일단 들어보면 안돼? 회원가입만 안하면 되잖아
나 : 그게 될것 같어? 끝나는 순간은 적진이야, 그리고 저사람들 가장 무서운게 정(情)을 무기로 삼는다는 거야
K양 : 그래도 억지로 사인하게 하진 않을거 아냐
나 : 누누히 말하지만 니가 하든 말든 난 상관 없거든?선택은 니가 해~난 정보를 주는 것 뿐이라니까
K양 : 음...너 되게 못됐다. 그럼 날 버려두고 가겠다는 거 아냐?
나 : 난 분명히 니가 하는 걸 별로 추천은 안한다고 얘기 했어~ 근데 내가 너한테 강요할 수는 없는거니까~니가 알아서 하라는 거지~
K양 : 근데 정 반대로는 생각할수 없어? 진짜 일수도 있잖아.
나 : 진짜일수도 있지. 근데 난 그런 희박한 가능성에 걸고 싶지 않아.
K양 : 그럼 어느 정도 벌고 그만두면 되잖아
나 : 그게 될 것 같냐? 들어가면 일단 빚지고 돈도 못벌어. 그리고 부도라도 나면 완전 끝이고... 그리고 난 그렇게 더러운 돈은 벌고 싶지도 않아. 남 등쳐먹으면서 500~1000받느니 그냥 정직하게 100~200받으면서 사는게 더 나아

이 말이 반복되면서 거의 1시간을 넘게 얘기했다.
그리고 들어와서 잤다.
아니 자는 척을 했다.
어제 같이 잤던 두명은 집에 가버렸는지 들어오지 않았다.
B군이 무슨 말을 들은겐지 완전 문에 찰싹 붙어서 자고 있었다.
2시쯤 되자...B군의 코곯음이 심해진다.
"아..자는구나.."
느릿느릿 짐을 싸고...
화장실에 두었던 칫솔까지 챙기니 끝~!
조심조심 문을 열어보았다.
B군이 자고 있는건 확실한데..
깨진 않을까?
게다가 오늘은 거실에서도 두명이 자고 있었다.
음..어제보다 철통인걸?ㅋㅋ

그렇다고 못나갈 내가 아니다.
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조금 힘을 준다는 것이 좀 세게 열었나보다.
왠지 깬것 같지만 그냥 후다닥 나와버렸다.
신발을 신고 그대로 가방을 메고 나왔는데..

역시나 4명정도가 쫓아와서 잡는다.
문을 너무 쎄게 열었나?
아니 너무 시끄럽고 당당하게 나왔나?
ㅅㅂ 조용히 갈라 그랬더니만..
근데 두명이 왠지 졸리다는듯이 눈을 비빈다.
오호라..
왠지 싸움에선 꿀리지 않을것 같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들어서..
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한대 조낸 쎄게 갈기고....
뛰었다..ㅡ_-;;
결국 4:1은 무리였던거 같았다 ㅡㅡ;;

골목으로 막 뛰어갔는데..
어느정도 쫓아오다가 안 쫓아 오는 것 같아서 그냥 천천히 걸어갔다.
근데 뭘까?이 찝찝한 기분은?
왠지 짜증이 난다.
내가 지금 도망나온거야?
왜? 아니 나 싸웠어도 이길 수 있었는데 왜?
아니야 쪽수가 너무 많았어
아니야 그래도 다 비실비실했었어
아니야 그냥 빨리 나오는게 상책이었어
등등...이상한 생각들이 떠오르며...
왜 몇대 더 때리고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ㅡ_-;;
다시 가서 때리고 올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역삼역에서 누나한테 전화를 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그리고 컴퓨터로 드림웰빙 을 검색해보았다.
오호...사례가 꽤 많네..
낚인 분들이 많다는 뜻...인가...했는데!!
나랑 사례가 똑같다.

"그러고보니 K양도 뒤에서 서서 들었지..왜 나만 앉아서 들을까 했었는데.."
"아! 나 K양한테 낚인거였어!이런 썩을년 ㅡㅡ;"

아아..내가 단 한가지 간파하지 못했던게 K양의 존재였다.
그녀가 했던 말들...

"언니가 사택에서 자는 사람 한명 데리고 나온데 괜찮지?"
"난 당연히 오늘부터 사택에서 자는 걸로 생각했는데?"
"사택 가는데 뭐라도 사가야 되지 않아?"

이 모든 게 그네들이 쓰는 화술이었던 게다...
그리고 뒤에서 보기만 하는 것도 뒤에서 봉들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아...왠지 오기전에 K양에게 좋은 말만 해준게 엄청 후회가 됐다.
그리고...무엇보다 K양 죽빵을 180도 돌리고 오지 못한게 후회가 됐다.

전화를 했는데 안받는다...ㅅㅂ
K양에게 MMS를 보냈다. 그것도 두개나. (그래도 착하게 말했다..음..난 착해..거기다 MMS다..)

문자 내용 1 : 내가 전에 하던 일이 어떤 일인지 말해줬었지? 바이럴마케팅.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니가 지금 하고 있는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깨닫게 해주지. 난 한다면 하는 성격. 진작에 날 알았으면 니가 날 끌어들이는 일은 없었을텐데... 집에 와서 그 회사에 대해 찾아보니 일련의 사건이 죄다 풀리네 너 다시는 초등학교 동창들이랑 연락할 생각하지 마라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서 욕은 안한다.

문자 내용 2 :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니 싸대기를 안 때리고 돌아온 게 후회가 된다. 허튼 생각하지말고 나와라 거기 오래 있어봤자 니가 원하는 만큼 돈 못버니까 이미 빚만 몇백~몇천까지 빚졌을텐데? 본전치기 못할거 뻔하니까 그쯤에서 그냥 나오는게 상책이다.

그래도 왠지 풀리지 않는 이 왠지 모를 불쾌감..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 내용 : 야 일어나면 나한테 전화해 급한 일이삼

사실 급한일은 맞다. 봉이 도망가 버렸으니 K양..분명히 다른 봉을 찾아 헤맬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자고 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자다 받은 전화라 끊고 다시 걸어서 말했다.

나 : K양이랑 연락하냐?
동창1 : 아니
나 : 걔한테 전화오면 받지마, 나 걔 때문에 다단계 끌려갔다 왔삼
동창1 : 어머머...걔 완전 미친X 아냐? 괜찮아?
나 : 응..조심해 ㅋㅋ 다른 애들한테도 좀 알려줘
동창1 : 응 OO이한테도 말해놔야겠다.
나 : 응~들어가~

이런 내용의 전화를 두세번 하고 나서..도! 풀리지 않는 이 불쾌감..
K양의 싸이를 찾아 들어갔다..
그리고 지인들의 방명록에 경고의 글을 하나씩 써 놓았다..
초등학교 동창들 싸이에 글 하나씩 남긴것은 물론이다..
단 두가지, 더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그리고 K양이 그러고도 버젓이 사회생활 하는 꼴 못보겠더라 ㅡㅡ

K양은 날 너무 몰랐다. 난 그렇게 무른 인간이 아니었다.
보복은 확실히 한다...
근데 가끔은 불쌍한 생각도 든다.
내일 아침에 찾아가서 죽빵 한대 돌리고 회원 탈퇴시켜서 집에 내려보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그게 친구로서의 도리인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빠져나올수 있게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점..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이미 빚진 몸...돌이킬 수 없다..그냥 니 운수소관이다 라고 해버리고 싶기도 하다.
모르겠다 어떤 맘인지..
이미 바이럴 마케팅 하듯 K양의 실태를 다~퍼뜨려버렸고..
동창들, 혹은 K양 친구들 사이에서는 멀리 퍼져버릴테니..
너무 심한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니다. 당해본 사람은 안다.
절대 참을 수 없는 무언가를..
믿었던 친구에게 완전 540도 배신당한 듯한 느낌을...

아...위에서 말했던 PV와 추천에 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pv는 채워야 하는 돈이다.
네트워크 마케팅에 가입을 하면, 350pv를 채워야 다운라인을 둘수 있게 된다.
이 350pv는 원으로 쳤을때 약 385만원 정도 되며..
이 회사에서 취급하는 물품들을 385만원 어치 사야 다운 라인을 둘 수 있는 것이다.
물론...20대 초반들만 모인 그룹에서 그런돈 있을리 없다.
당연히 돈이 없다 그러면 대학생이라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느니 그런 말을 지껄인다.

절대 넘어가지 말아라...
그래서 다단계는 위험하다는 거다.
처음부터 빚지고 들어가서 나올때도 빚지고 나온다.
학자금 대출 해서 350pv 채워도, 내가 추천한 사람이 350pv 채운다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대출금 또한 500~600을 시켜버린다.
그렇다고 탈퇴? 하고 싶어도 못한다.
대출 받은 돈 메꿀려고 계속 남아있다가 돈만 더 뜯긴다.
그리고 힘들어서, 어쩔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그만두게 된다.
그러면 두번다시 다단계에 발을 들여놓진 않겠지...
좋은 경험일 수는 있겠지만..
자신이 아는 인맥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은 아닐텐데?
빚지고 친구버리게 되는 일이 바로 다단계다.
한달에 500~1000만원 벌 수 있다는 개소리에 절대 넘어가지 말아라
어떤 회사 설명회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곳이
(주)드림웰빙플러스
라는 회사라면 당장 뛰쳐나와라
아님 나처럼 편하게 즐기다가 나와라..
다만 4일 교육을 다 받으면 마지막에 나올수 있을지는 자신의 재량에 맡긴다.
3일째 되는 날까지 느긋하게 얻어먹고 하다가 나오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마지막날은 회원 가입을 시키기 때문에 ㅋㅋ)
그리고 가기 전부터 알아내는 방법도 있다.

이런 곳 다단계로 의심해라!

1. 친구가 자신이 아는 오빠, 언니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마련한 자리라고 하며 같이 술한잔 마시자고 한다. 원래 회사는 인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력서가 딱히 필요 없다고 한다.
2. 사택인데 지나치게 사람이 많다. 그리고 사택에 가는데 뭣 좀 사가지고 가라고 한다.
(추천인이 없다 보니 일단 처음에 뭔가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받는게 아닌가 싶다.)
이럴땐 그냥 칫솔 하나만 사가라. 당신에게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된다!
3. 4~5일은 꼭 들어야 한다. 절대 중간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
4. 회사 사업 설명회라는데 사람들이 지나치게 젊다. 그리고 양복을 입었고, 옷에 뱃지가 달려있다.
5. 우리는 절대 다단계 아니예요~!! 정법인데 불법이 많아서 색안경부터 끼시는데 그렇게 보지 마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네트워크 마케팅 이라는 말이 나온다.
6. 컴퓨터를 못하게 한다..(사실상 요즘 컴퓨터가 안돌아가는 회사가 어디있나? 생산직도 컴퓨터 쓴다!!)
7. 항상 감시가 붙는다.(일자리를 추천해준 친한 친구를 의심하라..그는 모르는척 하고 있어도 사실 이미 다단계에 몸을 담그고 있다.)
8. 중간에 집에 절대 못가게 한다.
9. 식사비나 택시비 등을 강요한다.
10. 직급이 옥션 구매 등급이다....(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ㅡ_-;)

마지막으로 정말 아쉬웠던건..
내 뒤에 앉으셨던 분 정말 예쁘게 생기셨던데..
왠지 그 분에게 여기 다단계니까 도망가세요 라는 말 못하고 온게 너무 아쉽다....


    
여러분...남들 속이지도 말고 속지도 맙시다.
그리고 다단계 회사 종사업자들이 하는 말...절대 귀담아 듣지 마세요..
그사람들 화술을 배우기 때문에 말 엄청 잘합니다.
그럴싸하게 포장을 굉장히 잘합니다.
다만..어디든 헛점은 있습니다. 그 헛점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절대 그런곳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을 썼고, 많은 사람들이 보셔서 절대 피해보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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