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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외제 선호로 폄하되는 국산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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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외제 선호로 폄하되는 국산 제품들
가격·품질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 필요
  • 이경주 기자 yesmankj@csnews.co.kr
  • 승인 2013.05.0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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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우월주의와 근거 없는 국산제품 폄하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신음하고 있다.


국산 아동복이나 유모차가 품질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서도 몇 배는 비싼 수입제품에 밀려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국산 맥주가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사 한 줄 덕에 ‘맛 없는 국산 맥주’란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국산, 외산을 떠나 합리적 판단으로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지는 스마트한 소비 요령이 필요한 시점이다.


◆ 값비싼 수입 아동복과 유모차, 만족도와 품질은 국산이 앞서


아동복은 국산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는 대표적 시장이다.


2012년 1월부터 8월까지 롯데백화점 아동복 상품군의 매출을 보면 국내 아동복 브랜드들은 같은 기간 11.4%나 매출이 감소한 반면, 해외 라이선스 및 직수입 등 고급 브랜드들의 매출은 13.1%나 늘어났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해외 직수입 브랜드 제품의 평균 가격은 국내 제품의 1.85배 수준이나 되지만 외산을 더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내 아이는 최고’라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국산 제품이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골드키즈란 출산율 저하로 외동으로 태어나 왕자나 공주로 대접받는 세대를 일컫는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이나 만족도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아 할 수입 제품의 소비자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최근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7세 미만의 자녀를 둔 20세에서 50세 여성 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을 제외한 원단의 품질, 내구성, 편리성, 활동성 등의 항목에서 모두 국산이 수입산을 앞섰다.


 

유모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명 ‘벤츠 유모차’로 전 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노르웨이 스토케 유모차 판매량의 약 13%가 한국에서 팔리고 있을 만큼 유모차 시장에서 수입제품은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외국산 유모차의 가격이 국내산 유모차의 최대 4.6배에 달하고 있음에도 품질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영국·네덜란드·홍콩·덴마크 등 6개국 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국내외 유모차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을 평가한 결과 국내에서 1대 169만원에 팔리고 있는 노르웨이산 유모차 ‘스토케 엑스플로리’와 145만원짜리 미국산 ‘오르빗 G2’는 6개 등급 가운데 4번째 등급인 ‘미흡’ 등급을 받았다.


국산 제품인 ‘리안 스핀 2012’는 3번째 등급인 ‘만족’ 등급을 받았다. 가격은 69만8천원으로 스토케나 오르빗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고가의 명품 유모차가 제 값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국산 유모차들을 품질 면에서 선전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다.


◆ ‘맛 없는 국산 맥주, 맛 있는 수입맥주?’ 잘못된 이분법에 빠진 맥주시장


맥주 시장에서도 국산 맥주 브랜드들이 소비자들로부터 가혹할 정도로 ‘자기비하’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 특히 지난해 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맥주는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자 개인의 주관적 평가를 다룬 짧은 기사를 내보낸 뒤 국내 소비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국산맥주 매도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험담과 혹평 속에 홍콩 1등 브랜드 ‘블루걸’, 싱가포르 ‘데스터’, 몽골의 ‘카스’ 등 해외에서 맛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산 맥주 양조의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혹평은 대체로 근거 없는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컨대 세계 최고의 맥주브랜드로 손꼽히는 미국 ‘버드와이저’와 벨기에 ‘호가든’의 경우 국내 맥주업체(오비맥주)가 국내 생산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악평에 시달리고 있다.


두 제품은 글로벌 본사가 국내업체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인정해 한국에 수십년째 라이선스 생산을 맡긴 대표적 사례로, 매달 외국 본사에서 실시하는 품질평가에서 국내 생산된 제품이 본토 생산 제품들까지 제치고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를 1998년부터, ‘호가든’을 2008년부터 광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전에도 ‘하이네켄’, ‘레벤브로이’, ’칼스버그’ 등 유수의 외국 브랜드들이 국내 생산된 바 있는데 해외 프리미엄 맥주의 국내 생산 자체는 국내 맥주업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하지만 국내 블로거나 네티즌들은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이유만으로 호가든은 ‘오가든’, 버드와이저는 ‘오드와이저’라는 별칭까지 붙여 SNS 등을 통해 맛없는 맥주라 조롱하고 있는 상황이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최고의 글로벌 맥주브랜드를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것인데 역으로 이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한쪽에선 ‘메이드 인 코리아’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대접받고 있는 시대에 맥주시장에선 우리자신에 대한 자학과 비하가 도를 넘어선 느낌”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주관적 기호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맥주 맛 역시 ‘맛 없는 국산맥주’, ‘맛 있는 수입맥주’라는 잘못된 이분법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맛 평가나 양조 기술력 면에서 국산맥주는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을 오히려 능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에 하이트진로의 100% 보리맥주 '맥스'는 세계 3대 맥주 품평회 가운데 하나인 'IBA 2013(International Brewing Awards 2013)’에서 일본 아사히, 싱가포르 타이거 맥주 등을 제치고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1886년부터 시작된 IBA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글로벌 맥주품평회로 벌 맥주품평회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우리 고유의 맛과 품질 경쟁력을 토대로 국산 맥주의 해외 수출실적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국산 맥주의 편견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오비맥주가 제조자설계개발 방식(ODM)으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개발해 수출중인 ‘블루걸’의 경우 세계 맥주브랜드들의 각축장인 홍콩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같은 형태로 '블루걸'을 포함해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세계 30개국에 40여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주류업계 최초로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 진공청소기․화장품 국산폄하도 ‘심각’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입 진공 청소기 역시 국산에 비해 가격은 2~3배 비싸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수입산과 국산 진공청소기 제품을 대상으로 흡입력, 소음, 청소 중 미세먼지 방출량 등에 대한 비교 평가한 결과 60만~80만원대 수입 청소기가 10만원대 국산 청소기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다.(2013.4월 발표)


 ‘수입산=프리미엄’이라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뒤집는 결과 발표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진공청소기 성능은 가격과 무관하다는 게 입증됐다"며 "따라서 진공청소기를 고를 때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는 흡입력, 소음, 소비전력등을 꼼꼼히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장품 상품도 막연하게 국산보다 수입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품질 비교 면에서 국산 제품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명 외국계 브랜드 비비크림의 경우 가격만 비싸고 품질과 기능은 우리 중소기업 제품보다 못한 것으로 조사된 결과 발표가 있다.(2012.9월 발표)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20종의 기능성 비비크림 품질 비교검사 결과에 따르면, 스킨푸드 `머쉬룸멀티케어 콜라겐 비비크림`, 두리화장품 `자생연 윤 비비크림`, 쿠지 `플라워톡스쓰리액션수퍼비비크림` 등 3개 중소기업 제품이 기능성 성분 함량과 안전성 내용량 적합성 등에서 고가의 수입 화장품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3개 제품은 자외선 차단, 미백, 주름 개선 등 성분을 두루 갖추면서도 인체 안전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수입 브랜드 혹은 고가 제품의 품질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해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본인의 피부 타입, 피부색, 사용 목적에 맞게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마이경제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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