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사양꿀은 가짜꿀? 진짜꿀?..소비자들 헷갈려
상태바
사양꿀은 가짜꿀? 진짜꿀?..소비자들 헷갈려
  • 민경화 기자 mgirl18@csnews.co.kr
  • 승인 2013.09.22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사는 주부 김 모(여)씨는 꿀을 사기위해 마트를 찾았다. 제품을 살펴보던 김 씨는 다른 꿀보다 유독 가격이 싼 제품을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사양벌꿀’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벌꿀로 분류된 제품이라 꿀과 다름없다고 생각했고  일반 벌꿀에 비해 3배가량 저렴해 구입을 결정했다. 집에 돌아와 꿀을 개봉해 보니 원래 먹던 꿀보다 색도 흐리고 맛도 너무 달아 깊은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양벌꿀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하니 설탕을 먹인 벌에서 추출한 꿀이라는 설명이었다. 김 씨는 “맛도 없고 설탕과 다름없다면 벌꿀로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수차례 가짜꿀 파동이 일면서 꿀에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은 가운데 설탕을 먹인 벌에서 채취한 사양꿀에대한 소비자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양꿀이 과연 꿀의 효능을 갖고 있는지부터 사양꿀과 천연꿀의 기준등에대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식품공전에는 벌꿀에대해  ‘꿀벌들이 자연물을 채집하여 벌집에 저장한 것을 채밀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벌의 분비물을 섭취가 용이하도록 가공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양꿀은 비록 벌의 분비물인 것은 맞지만 자연물에서 채집하지 않은 인공식품을 원료로 하고 있어 꿀이냐 아니냐하는 해묵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 사양꿀을 천연꿀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꼼수 상술가 여러차례 사회문제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물론, 생산농가의 이해관계까지 겹치며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 '벌꿀 자율표시제' 두고 업계 논란...객관적 기준 있나?

결국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을 소비자들이 구별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있는 지가 관건이다.

사양꿀을 벌꿀로 볼 수 있느냐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09년 식약처는 벌꿀의 자율표시제 운영을 권고했다. 사양벌꿀이나 이를 혼합한 꿀은 제품명 및 식품유형에 사양벌꿀임을 표시토록 한 것.(예-식품의 유형: 벌꿀(사양벌꿀))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향과 맛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양꿀은 식품공전에 따른 규격에 적합해 벌꿀로 분류된다. 다만 채집원료에 대한 논란이 있어 의견을 수렴해 '사양꿀'표시 및 상세 내용을 명확히 기재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꽃꿀과 사양꿀의 구분을 위해 탄소동위원소비율 -23.5%로 기준을 뒀다.(잡화꿀은 -22.0%) 그 이하인 경우 꽃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꿀에 직접 설탕액을 혼합한 것은 '당류가공품'으로 표시해야 하며 벌꿀로 표시할 수 없다.

하지만 탄소동위원소비율마저 꽃꿀과 사양꿀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벌꿀의 순도를 평가하는 기준인 탄소동위원소 분석은 벌꿀 구성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탄소를 측정해 꿀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을 수록 순도가 높은 꿀이라고 볼 수 있다. 천연벌꿀의 탄소동위원소비율은 -23.5%, 사양벌꿀은 -12%다. 설탕이 -11%, 물엿과 올리고당은 -9%~-10.6% 수준이다.

그러나 관련협회 측은 탄소동위원소비율로 천연꿀을 판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동위원소비율이 -23.5%라면 천연꿀이 맞지만 그 이상이라고 천연꿀이 아니라는 판단은 틀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도 같은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 "탄소동위원소비율이 꿀의 순도를 측정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밀원에 따라 천연꿀이라도 비율이 높게 나올 수 있어 모든 꿀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사양꿀에 대해 설탕을 자연물로 보기 어렵지만 벌에서 추출한 것은 맞기 때문에 기준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민경화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