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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23시간 승객 발 묶고 보상 달랑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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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23시간 승객 발 묶고 보상 달랑 5만원
  •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 승인 2013.08.19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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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성수기를 맞아 항공기 연착이 빈번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무려 23시간 동안 발이 묶인 한 탑승객은 “2시간 전에 착륙한 비행기가 갑자기 엔진이 고장 난 상황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항공사 측은 엔진 시동 과정에서 비정상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나와 해당 항공기에 대한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19일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 사는 성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 새벽 01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인천으로 출발 예정이었던 이스타항공의 비행기가 23시간이나 지연 출발하는 바람에 낭패를 겪었다고 밝혔다.

승객들을 비행기에 모두 탑승시킨 후 2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엔진결함'이라며 내리라고 했다. 엔진부품이 없어 한국 또는 싱가포르에서 공수해야 한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었다.

지연 확인서를 주고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줄을 세우는데 기장과 승무원이 먼저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빠져나갔다. 성 씨가 기장에게 언제 출발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확실한 답조차 주지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는 것이 성 씨의 설명. 

공항에서 호텔로 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만 3시간이 넘었다. 승합 차량으로 177명을 픽업하려니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한 호텔은 이름만 호텔이었지 여관 수준이었다고.

이후 여행사로부터 22시나 23시쯤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고 공항에 도착했지만 또 다시 '00시에 출발한다'고 일정이 변경돼 적혀 있었다. 

인천에 도착하자 지점장이 기내까지 찾아와 “관계 법령상 피해보상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성의는 표시하겠다”며 1인당 5만원이 담긴 봉투를 가져가라고 했지만 화가 난 성 씨는 받지 않고 출국장을 나섰다.

성 씨는 “승객을 태운 후 3시간 가까이 이륙도 하지 않고 탑승객을 방치하더니 호텔 이동 시에도 기장과 승무원이 우선이었다”며 “갑작스럽게 엔진이 고장난 것도 이해할 수 없는데 부품이 없어 언제 고칠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말에 더 기가 막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할 때 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시동을 거는 과정에서 엔진 비정상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며 “수차례 정상화 작업을 했으나 되지 않아 정비 작업 후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에서 내린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야에 발생한 상황임에도 해당 공항 지점 소속 운송직원들이 호텔 및 이동차량 수배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지연으로 인한 보상문제에 관해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예기치 않은 항공기 정비는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해당돼 보상 기준에서 제외되나 도의적인 차원에서 귀가 교통비, 예약된 일정의 변경으로 인한 위약금 등 일반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범위 내에서 보상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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