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급부상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대해 소비자 원성이 끓고 있다. 제품하자에 대한 조치가 마냥 지연되는가 하면 중국산 제품을 연구개발한 제품이라며 판매한 ‘불량업체’를 방관했다는 지적이다.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들에게 소비자(투자자)들이 자금을 지원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펀딩을 받고 목표한 자금이 달성되면 이를 기반으로 제작을 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와디즈는 소비자와 스타트업을 연결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수월하게 자금을 모아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으로 와디즈는 7년간 2200억 원의 크라우드펀딩을 성사, 2019년에만 60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급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내실은 부족해 소비자 민원이 꾸준한 실정이다.
# 제품하자로 AS요청해도 2달 이상 ‘묵묵부답’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 5월 와디즈를 통해 30만 원대 캣휠을 구입했다. 밑받침 흔들거림, 마찰음, 제품 갈라짐 등의 하자를 발견한 김 씨는 AS를 요청하고자 판매자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먹통이었다. 김 씨는 할수없이 와디즈 측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알아보겠다”고 답한 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AS의무를 지키지 않는 판매업체와 이를 나몰라라 하는 중개업체 와디즈에 대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와디즈는 “현재까지 진행된 펀딩 프로젝트 중에서 이슈(동시판매‧제품하자‧배송불가 등)가 발생되었던 비율은 1% 미만”이라며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단순히 ‘구매’가 아니라 ‘투자’ ‘후원’인 만큼 이에 따른 손실은 소비자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 중국산 제품을 자사개발상품이라 속여 ‘와디즈’서 버젓 판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신 모(여)씨는 와디즈에서 판매하던 바른리빙의 ‘다모칫솔’이 허위광고로 판매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 씨에 따르면 바른리빙은 자신들이 직접 연구개발한 상품이라며 광고했지만 이는 이미 중국에서 판매중인 제품이었음이 밝혀졌다. 심지어 중국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신 씨는 “제품을 직접 만든 것처럼 허위 광고로 판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사기행위다”며 “와디즈는 불량업체를 관리‧감독했어야 했는데 손을 놓고 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최근 종료된 다모칫솔 프로젝트의 경우 실제로 결제가 이뤄진 것은 없고 펀딩 기간 중에 예약 결제로 들어간 것은 펀딩 종료와 함께 모두 취소 처리됐다”고 해명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와디즈가 참신한 아이디어의 스타트업 제품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기성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로 변질되고 있고 비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모칫솔’ 사례다. 실제 이 제품에 대해 1억 원 넘는 펀딩이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는 조립과 검수만 하고 중국 위탁생산(OEM)으로 제작된 상품으로 밝혀져 지난 20일 펀딩 조기 종료처리 됐다.
소비자들은 해당 판매업체도 문제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와디즈가 손 놓고 있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 소비자는 “와디즈에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직접 개발했다고 광고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와디즈 측은 크라우드펀딩은 쇼핑이 아닌 투자라며 소비자들의 손해나 민원해결에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와디즈는 22일 리워드 펀딩 운영정책을 개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와디즈 관계자는 “와디즈에는 새로운 제품만 펀딩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일부를 개선하거나 변형한 것도 오를 수 있다”며 “개선되거나 변형된 부분의 심사를 더욱 명확히 하고 펀딩 시에는 ‘일부 개선, 변형한 제품임’을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시 와디즈에서 펀딩금을 직접 반환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신고하기 제도를 통한 모니터링 확대, 서비스 자정능력 강화, 소비자(투자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메이커(업체)를 계속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