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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40분 내 배달된다더니 주문 후엔 90분으로 늘어나...결제 취소도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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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40분 내 배달된다더니 주문 후엔 90분으로 늘어나...결제 취소도 산넘어 산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1.06.23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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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 2일 배달의민족을 통해 2만5000원가량의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점 소개에 안내된 배달 소요 예정 시간은 40분으로 점심 시간에 맞춰 주문했으나 주문후 알림톡으로 안내된 시간은 90분이었다. 그렇게는 기다릴 수 없어 주문을 취소하려 했지만 앱에 안내된 가상번호는 통화 중이었다. 고객센터에서도 별도 등록된 음식점 사장의 휴대전화번호로 20분가량 동안 100통 가까이 전화해 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는 답변뿐이었다. 하는 수없이 배달을 뒤늦게 받았다는 정 씨는 "앱에 안내된 배달 예상 소요시간을 보고 시간이 얼추 맞겠다 싶어 주문한 건데 주문한 후 알림톡을 통해 안내된 배달시간은 2배 이상 차이 났다”며 “주문을 취소하려고 해도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고 앱 측에서도 원활하게 중개를 해주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 경남 양산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4일 쿠팡이츠의 치타배달 등록업체에 7만6500원어치 음식을 주문했다. 치타배달은 다른 배달앱보다 더 빠르게 배달된다는 광고를 믿고 배달료가 더 비싸더라도 감안하고 주문했다는 이 씨. 주문 시 안내된 배달 소요 예상 시간은 20~30분 정도였지만 가게에서 주문을 수락한 후에는 배달이 40~50분 정도 걸린다는 알림이 왔다. 고객센터에서는 “기상 및 도로 상황으로 배달파트너 배정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배달 예정시간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씨는 “손님들을 초대해놓은 상황이었는데 당황스러웠다"며 “치타배달은 다른 앱보다 더 빠르다고 광고하고 배달료도 더 받는데 안내된 시간보다 훨씬 더 소요되는 거면 고객 기만 아닌가”라며 황당해했다.

배달앱 입점 음식점들이 안내하는 배달 예상 시간이 실제 주문 후에 더 늘어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배달앱에는 음식점마다 '최소 주문금액' '결제방법' '배달시간' 등을 주요 정보로 우선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표시되는 '배달 예상 시간'이 주문 후 실제 배달 소요 시간과 차이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발생한다.

예상보다 늘어난 시간에 주문을 취소하려고 해도 음식점이나 배달앱 고객센터와 쉽게 연결되지 않으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쿠팡),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등 배달앱 플랫폼은 주문하기 전 안내되는 배달 예상 소요시간은 업체들의 평균 배달 시간을 책정한 것일 뿐 주문 후 알림을 통해 안내되는 배달시간이나 실제 배달시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교통상황이나 날씨 등에 따라 안내된 예상 소요시간보다 배달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배달앱들은 소비자가 주문하면 업체까지의 거리와 주문을 받은 업체가 설정한 조리시간을 책정해 배달 소요시간을 안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주문하기 전 업체별로 나오는 배달 예상 소요시간은 업체들의 평균 배달시간일 뿐 실제 시간과는 다르다"면서도 "보통 실제 배달시간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상이변이나 교통상황 등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때만 안내된 예상 배달시간보다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배민라이더스 같은 경우는 고용된 배달원이 직접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배민에서 바로 취소를 해줄 수 있지만 배민의 경우 업체마다 배달 대행을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업체와 협의 후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쿠팡이츠는 업체 측에서 예상 조리 시간을 설정하면 예상 배달시간까지 합쳐서 안내하고 있다. 배달시간은 AI시스템이 근처에 있는 배달원과의 거리를 계산해 측정된다. 

도착 예상 시간을 안내하고 있지만 기상이나 교통상황을 고려하면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은 AI가 주문 시간을 계산해서 현황에 맞게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배달앱 플랫폼 3사는 배달 소요 시간 등 여러 문제로 고객이 주문을 취소하고자 할 경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상담원이 업체 측에 연락해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처음에 안내됐던 배달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등의 이유로 고객이 취소하려고 하는데 업체와 연락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고객센터에 연락한다면 취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요기요도 주문시간 때문에 취소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고객이 원할 때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고객센터에서 처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특히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경우에는 전용 CS 담당 부서가 있어 고객이 연락하면 바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배달앱에 안내된 배달 예상 시간이 실제 주문후 더 늘어나 취소하고자 해도 업체나 고객센터와 연결되지 않아 불편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앱에 안내된 업체 안심번호로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아 직접 인터넷 검색으로 실제번호를 찾아 간신히 연결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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