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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올 상반기 실적도 '흐림'…무학·제주맥주 적자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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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올 상반기 실적도 '흐림'…무학·제주맥주 적자에 한숨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9.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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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힘겨운 상반기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이미 예견된 상황이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반기에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기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주류기업 7곳의 별도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총 1조526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소폭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10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되려 1.3% 줄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7.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와 무학(대표 최재호)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무학의 경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5월 코스닥에 상장한 제주맥주(대표 문혁기)는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됐으며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주류 부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이익이 91억 원으로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7곳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진로이즈백' 판매 호조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조168억 원(2019년 대비 19.6% 증가)과 영업이익 971억 원(2019년 대비 3806% 증가)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었다.

올 상반기 매출(9917억 원)과 영업이익(841억 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는 지난해 상반기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유흥용 주류 시장에서 소비 침체 우려가 나타났으나 테라·진로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이 3243억 원으로 13.4% 늘었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다만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7%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적자를 이어오다 올 상반기 첫 흑자를 냈다. 올해 시작한 수제맥주 주문자상표생산(OEM) 사업이 시장에 안착해 맥주 공장 가동률이 18%에서 32%로 높아지면서 전체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무학과 제주맥주는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로 상황이 좋지 못하다. 특히 무학은 업소용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70%로,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타격을 크게 입었다. 

무학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주류 소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업소용 주류 소비가 줄어들면서 올 하반기 상황도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주 무대가 업소용이 아닌 가정용이고 코로나19로 홈술 트렌드도 확산돼 반사이익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치열한 수제맥주 브랜드 시장에서 고전하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제주맥주의 별도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121억 원, 영업이익은 -33억 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적자 규모는 보다 확대됐다. 올해 5월 진행된 기업공개(IPO) 관련 일회성 비용(지급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도 가정채널을 집중 공략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유흥 채널에서도 지난해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3배 성장을 이뤘다. 전국 5대 편의점, 마트, 코스트코 등에 주요 제품 3종을 모두 입점해 크래프트 맥주 대중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블루(대표 김동욱)는 전반적인 위스키 시장 위축에도 지속적인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별도 기준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4억 원에서 지난해 105억 원, 올해 11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9% 늘어난 653억 원을 기록했는데,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8.4%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고 매출이 회복되면 영업이익은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해양조(대표 임지선·조영석)와 국순당(대표 배상민)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리는 데 성공했다. 보해양조는 매출이 12.5% 늘어난 431억 원, 영업이익이 224.9% 늘어난 19억 원을 기록했다. 국순당은 매출이 287억 원으로 22.3% 늘었고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146.2%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시장의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데도 올 상반기 실적이 소폭 성장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 업계 전반에 나타난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업소용 주류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다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을 앞두고 2019년 말 도매 사재기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처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지만 활동 규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제품들의 정상 출고가 이뤄졌고 여기에 기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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