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 통폐합 '사전영향평가제' 먹혔나?...상반기 성과 두고 은행권 내부도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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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점 통폐합 '사전영향평가제' 먹혔나?...상반기 성과 두고 은행권 내부도 의견 엇갈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9.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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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점 통·폐합을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해 지난 3월에 도입된 '사전영향평가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은행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400개에 육박했던 은행 영업점 감소폭이 올해 상반기에는 79개로 현저히 좁혀졌지만, 2018년과 2019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영업점이 크게 줄어든 것을 두고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사전영향평가제도 도입을 통해 실제로 통·폐합이 결정된 영업점이 존치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영업점 통·폐합은 고객수와 자산추이 등의 데이터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전영향평가제도가 별로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개별 은행들이 사전영향평가제도를 절차상으로 준수하고 있을 뿐이라며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제도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 '상반기 은행 점포 79곳 감소' 사전영향평가제도 효과 있었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은행 영업점은 전년 말 대비 79곳 줄어든 6326곳이었다. 11개 점포가 신규 출점했고 90개 점포가 인근 영업점과 통·폐합되며 사라졌다. 하반기 통·폐합이 예정된 영업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수 백여 곳이 사라질 전망이다.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자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와 협의해 지난 2월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마련해 3월부터 시행에 나섰다. 영업점 폐쇄 전 은행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전영향평가를 통과한 경우에만 폐쇄가 이뤄지도록 하고 폐쇄시 기존 고객들에게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골자다. 
 


주요 은행들은 폐점 뿐만 아니라 인근 영업점과 통·폐합시에도 사전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조치했다. 

일단 은행권 내에서도 사전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사전영향평가를 통해 영업점 통·폐합이 무산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제도가 실효성있게 정착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A 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부 뿐만 아니라 유관부서,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조직에서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공동절차상 평가받지 않아도 되는 점포 통·폐합에 대해서도 무조건 평가를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가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업점 통·폐합을 결정하는 요소가 개별 지점의 영업실적과 지점 간 거리 등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영향평가가 현업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사전영향평가의 핵심은 영업점 통·폐합 결정에 있어 이해관계자인 은행 임·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데 실제 의사 결정에서 외부 전문가가 이를 뒤집을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해 통·폐합이 결정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B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영업점 조정을 할 때 해당 지점의 고객 수, 자산 현황 등 철저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하는데 외부 전문가가 데이터를 뒤집을 만한 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면서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통·폐합 의사결정이 번복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점 통·폐합을 위한 절차는 은행들이 충분히 준수하고 있지만 통·폐합 이후 소비자 편의를 위한 사후조치 등 실효적 조치가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체로 사전영향평가 등 절차는 준수하고 있는데 실효성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평가 이후 영업점을 존치시킨다던지 소규모 영업점으로의 전환 또는 대체수단 마련 등 절차의 실효성 측면에서는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권익보호 차원에서 은행 영업점 통·폐합이 반갑지 않은 금융당국은 난감한 입장이다. 점포 폐쇄를 막을 권한도 없고 금융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 역시 은행연합회 주도로 만들어진 자율규제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반기별로 은행들의 영업점 현황을 의무 공시하도록 하고 시·도금고 및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유치평가에 반영되는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영업점 감소를 감점 요인으로 보는 등 간접적으로 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은 은행 자율적으로 해야 하지만 영업점 폐쇄로 피해가 예상되는 계층에 대한 보호방안도 준비돼야 한다"면서 "은행 영업점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보니 급격하게 줄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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