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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 반년 지났는데 후폭풍 여전...환불 요청해도 "일정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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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 반년 지났는데 후폭풍 여전...환불 요청해도 "일정 몰라"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2.02.11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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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광주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8월 2일 구매한 18만 원권 상당의 머지플러스 연간권을 해가 넘어갔는데도 환불 받지 못했다며 억울해했다. 그는 머지포인트 사태를 뉴스로 접한 후 기다려봤지만 환불되지 않아 지난 10월 앱을 통해 고객센터에 환불을 문의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환불을 받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서비스 재개 이후 이용하지 못한 일수만큼 유효기간을 연장해줄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서비스 재개 시점은 알려줄 수 없다”는 답뿐이었다고. 김 씨는 “머지포인트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제휴점도 없는 데다 판매 상품들도 타 온라인몰보다 비싼데 어떤 소비자가 구매하겠는가. 문의해도 서비스 재개까지 기다려달라는 답만 돌아와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토로했다.

# 경기 의왕시에 사는 조 모(여)씨도 지난해 6월 머지머니 40만 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8월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후 곧바로 환불 신청했으나 6개월이 넘도록 환급받지 못했다고. 명확한 환불 일정에 대한 안내가 없어 머지플러스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조 씨 주장이다. 조 씨는 “환불 신청하고 기다린 지 6개월이 지났다. 계속 법적 공방 중이라는데 환불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에 사는 박 모(여)씨도 남은 머지머니 25만 원을 여태껏 환불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재작년 12월부터 매달 20만 원씩 충전해 사용하다가 작년 8월 머지포인트 환불 대란으로 다른 피해자들과 같이 앱을 통해 환급 신청을 했다. 순차적으로 환불해줄 거라는 머지플러스 측 공지에 믿고 기다렸으나 수개월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머지포인트 앱 고객센터에 수차례 환급 문의를 해도 “정확한 환불 날짜 및 금액은 안내가 어렵다”며 “환불 접수 이력 및 정보 확인 과정을 마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뿐이었다고. 박 씨는 “제휴업체는 줄어든 상태고, 앱에서 머지포인트를 현금성 ‘머지머니’로 전환할 경우 환급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환불 날짜도 알려주지 않는데 어떻게 믿고 기다리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지 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환불을 못 받은 소비자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진행상황도 알 수 없을뿐더러 유효기간이 지나 포인트가 소멸되면 환불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머지플러스 측은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를 모두 중단하고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머지플러스는 남은 머지머니를 플랫폼 내 상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머지머니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가가 타 온라인몰보다 비싸기 때문에 구매했다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소비자 의견이 지배적이다.  

머지머니를 머지코인으로 전환하면 입점 브랜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상품권을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 등 타 결제수단과 복합 결제할 수도 있다.
 

▲머지코인(머지머니)으로 브랜드 상품권을 구매해 결제할 수 있다.
▲머지코인(머지머니)으로 브랜드 상품권을 구매해 결제할 수 있다.

현재 머지포인트 앱 내에는 총 42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하지만 브랜드 공식몰 및 타 온라인몰 상품가와 비교해봤을 때 일부 상품가가 더 비쌌다. 굳이 남은 머지포인트를 머지코인으로 전환해 머지포인트 앱 상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예를 들어 머지포인트 입점 브랜드인 ‘클라시보’의 파운데이션 제품은 ‘본품(15g)+리필’ 가격이 3만9900원이다. 하지만 클라시보 공식몰의 같은 제품 가격은 2만9900원으로 머지포인트 앱보다 1만 원 더 저렴하다.

다른 온라인몰과 비교해보면 가격은 더욱 차이난다. 쌤소나이트의 ‘pasco 서류가방 블랙(GB009001)’ 제품은 머지포인트 앱에서는 20만3400원이지만 옥션에서 15만8990원으로 5만 원가량 차이난다.
 

▲머지포인트 앱 상품(왼쪽)과 공식몰 및 타 온라인몰 상품 가격 비교. 머지포인트 앱 상품이 더 비싸다.
▲머지포인트 앱 상품(왼쪽)과 공식몰 및 타 온라인몰 상품 가격 비교. 머지포인트 앱 상품이 더 비싸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 제기되는 상황인데도 머지플러스 측은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으며, 명확한 환불 일정은 밝힐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적으로 내놓는 상황이다. 

환불 일정도 알 수 없는 데다 법적 공방도 지속되는 상태라 소비자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다.  

환불을 받지 못한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은 지난해 9월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첫 공판은 이르면 내달 열릴 전망이다. 집단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피해자는 450여 명, 청구금액 합계는 총 5억800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는 사기 등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한 상태다. 

지난 8일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서 권 대표 측은 △머지머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고 △플랫폼이 커지면서 수수료율을 올리면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들은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 비유하며 "아마존 같은 기업도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 버틴다. 우리도 버텨가는 중이었는데 금감원과 일이 꼬이면서 갑자기 회사가 셧다운된 케이스다"라고 강조했다. 

머지플러스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머지포인트 상품권을 100만 명에게 20% 할인가에 판매했다. 현금으로 8000원을 결제하면 머지포인트 1만 원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 머지포인트를 머지머니로 전환하면 제휴업체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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