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하남시에 사는 유 모(여)씨는 지난 2월 트렌비에서 네이키드 울프(naked wolfe) 스니커즈를 약 30만 원에 구매해 지난 4일 배송 받았다. 유 씨는 스니커즈에서 누군가 신은 흔적처럼 오염돼 있는 군데군데 얼룩과 주름 등을 발견했다. 유 씨는 곧바로 트렌비 고객센터 1대1 문의글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트렌비는 상품 컨디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며 환불을 거절했다. 얼룩 문제로 당연히 환불이 가능할 줄 알았던 유 씨는 “새 상품을 주문했는데 구제 운동화가 왔다. 환불이 안 된다니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명품이나 한정판 제품 거래를 주로 하는 플랫폼들이 최근 검수 문제를 놓고 소비자와 갈등을 빚는 일이 다발하고 있다.
소비자는 하자 제품을 받았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데 업체서는 자체 검수기준이나 입점업체의 검수 기준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올 들어 크림,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했는데 불량품이나 가품이 의심된다는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크림의 경우 리셀 중개 플랫품이다 보니 타 업체에 비해 하자에 대한 갈등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검수 시스템을 갖춰 놓고 하자 여부를 판별하거나 파트너라고 하는 셀러들의 검수를 거친 상품만 판매가 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스크래치나 손상에 대해서는 하자로 판별하지 않았다.
플랫폼마다 제품의 검수 방식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크림은 ▲제조공정, 유통과정 또는 소재 특성 상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도장, 마킹 등 제조사 또는 판매처에서 진행되는 사항 ▲검수 중 발생할 수 있는 속지, 슈트리 손상 등 ▲택배 개봉 또는 적재 및 상품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칼자국, 박스 눌림, 이염 등 ▲상품택, 구성품 등의 고리 누락 및 이탈에 대해서는 하자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 내용은 웹사이트 내 검수기준에도 고지돼있다.
검수기준으로 고지된 사항 이외에 제조사에서 불량으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나 자체 검수기준에 따라 그 여부를 명확히 분별할 수 없는 상품의 경우 하자로 판단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환불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크림 관계자는 "크림은 무료로 제품 검수를 제공할 뿐"이라며 "통신판매중개자 입장이어서 검수 기준을 마친 상품에 대해서는 환불이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명품 중개 플랫폼 ‘발란(Balaan)’은 제품 하자를 고객에게 미리 알린다.
발란 관계자는 “발란에서 판매하는 명품 제품의 경우 물류센터에서 검수 후 배송되는데 미세 하자의 경우 발생 가능성을 고객에게 미리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트잇(Must it)’은 파트너사(셀러)가 입점해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내부 자체에서 제품을 검수하지 않는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직접 검수하지 않지만 비정기적으로 파트너사 물류센터를 방문해 판매 제품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말했다.
트렌비(Trenbe)는 플랫폼 내 판매하는 6~70%의 제품을 직접 검수하며 하자가 발견되면 고객에게 수령 여부를 물어본다.
트렌비는 ▲제작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스크레치 ▲미세한 박음질 미흡(작은 실밥) ▲천연가죽 특성상 발생하는 가죽 결차이 또는 눌림 자국 ▲미세한 색상의 차이 또는 일부 디테일의 차이 ▲상품에 묻어 있는 미세한 본드 자국 ▲상품 배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구겨짐 등을 제외한 하자 제품의 경우 반품·환불·교환이 가능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