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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명품 플랫폼이라면서 상품 불량, 환불 문제엔 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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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명품 플랫폼이라면서 상품 불량, 환불 문제엔 팔짱
"중개업체도 분쟁 해결에 나설 책임 있어"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1.10.08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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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시에 사는 탁 모(여)씨는 지난 8월 18일 명품 플랫폼 ‘발란’ 앱을 통해 해외직구로 질샌더 플랫슈즈를 66만 원에 구매했다. 9월 1일 배송 받은 후 상품을 확인해보니 굽 부분에 찍힘 자국이 있었다. 발란 앱 고객센터에 사진과 함께 반품 접수했으나 하자가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일주일 이상 지속 항의한 끝에 발란을 통해 본사에 하자 여부를 의뢰했으나 “본사 확인 결과 공정상 발생한 것으로 하자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탁 씨는 “1, 2만 원짜리 싸구려 구두도 아니고 누가 봐도 하자인데 반품이 안 된다는 게 황당하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번도 신지 않았는데 굽에 찍힘 자국이 나 있다.
▲한번도 신지 않았는데 굽에 찍힘 자국이 나 있다.

#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7월 19일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앱에서 해외 직배송으로 나이키 운동화를 약 20만 원에 구매했다. 한 달여 기다려 받은 운동화는 앞부분에 본드자국이 보이고 실밥도 튀어나와 있었다. 판매자에게 항의했지만 "제품 하자가 아니다"라며 환불은 머스트잇에 문의하라고 등 돌렸다. 하지만 머스트잇 고객센터에서도 “중개해주는 입장이라 도와줄 방법이 없다. 판매자에게 문의하라”는 안내뿐이었다. 이 씨는 “머스트잇과 판매자 모두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제품 하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 거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운동화 앞 코에 본드 자국이 지저분하게 나 있다.
▲운동화 앞 코에 본드 자국이 지저분하게 나 있다.

# 부산시 해운대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7월 초 명품 플랫폼 ‘트렌비’ 앱에서 디올 안경테를 할인받아 17만 원에 구매했다. 제품을 받고 보니 한쪽 테의 나사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흔들거렸다. 나사가 깨진 것 같아 고객센터에 도움을 청했지만 "제품 하자가 아니니 반품이 불가능하다"고 선 그었다. 지속 항의하자 처음에는 반품비 3만 원을 물면 환불해주겠다더니 계속된 문제 제기에 9월 초 반품비 없이 취소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씨는 “애초에 상품 불량이 확실한데 수차례 문의해야만 반품 처리를 해줬다”며 “본사에 진짜 상품 의뢰를 해본 건지, 문의가 들어오면 하자가 아니라고만 일관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억울해했다.
 
▲이 씨는 해당 나사 불량으로 인해 테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씨는 해당 나사 불량으로 인해 테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제품 불량과 그에 따른 환불 문제로 소비자와의 갈등이 빈번해지고 있다.

명품 거래 플랫폼은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는 구매 대행, 병행 수입을 통해 들여온 해외 명품들을 판매한다. 국내에서는 없는 상품을 볼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MZ(밀레니얼·Z) 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소비자 문제도 커지는 상황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플랫폼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최근 한달 사이만도 수십건을 웃돈다.

불량 상품을 받았다는 불만이 상당수였고 이 과정에서 반품 거절이나 처리 지연 문제가 뒤따랐다. “마감처리 불량이라 반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제품 하자에 대해 문의하면 판매자와 플랫폼 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제품 불량이 명확한데도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대응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통신중개업체인 만큼 직접적으로 하자를 판별할 수 없어 제조사를 통해 하자여부를 문의하는 식이지만 소비자들은 실제 본사에 문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소비자들은 명품 거래를 ‘중개’해주는 플랫폼들이 상품 문제로 갈등이 벌어졌을 때 적극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불량이 의심되는 상품을 받았는데도 하자가 아니라고 일관하거나 판매자와 연락해야 한다며 떠넘기는 경우도 다발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머스트잇은 셀러들이 입점한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으로, 셀러마다 반품 규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라며 "셀러들이 명시한 규정에 따라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머스트잇 셀러별 반품 규정은 상품 구입 시 상세 설명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규정대로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 구매 페이지 내 반품 규정
▲머스트잇 구매 페이지 내 반품 규정

하지만 제품 하자 기준 등이 전적으로 입점업체의 판단으로만 이뤄지는 데다 반품 시 판매자와 먼저 연락해 반품사유, 회수방법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어 중개 플랫폼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발란 측은 위 사례에 대해 브랜드 본사 기준으로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반품을 거절했으나 회수 후 확인한 결과 불량으로 판정해 반품해주기로 했다고 답했다.

발란 관계자는 "파트너사를 통해 해외판매자와 협의 과정에서 명절 연휴 등의 이유로 검토 시일이 지연됐다"며 "이번 주에 하자 판정돼 고객에게 환불에 대한 안내를 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매대행 등 배송 유형과 하자, 변심과 같은 반품 사유에 따라 고객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트렌비는 본지의 지속적인 문의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신동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명품 중개 플랫폼도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판매자와 대금을 받은 자가 동일인이 아니면 연대해서 청약철회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플랫폼에서 결제가 이뤄진 거라면 분쟁 해결에 나설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해외 판매자와 국내 소비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면 분쟁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3영업일 이내에 소비자에게 진행 경과를 알리고 10영업일 이내에 조사한 결과나 처리방안을 알려야 하는데 조사도 안 하고 모르겠다는 식으로 일관하면 전자상거래법에 위배되는 행위다"라고 꼬집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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