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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㉚] "10층 외벽 실외기는 AS불가"...중대재해법 이유로 에어컨 설치·AS거부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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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㉚] "10층 외벽 실외기는 AS불가"...중대재해법 이유로 에어컨 설치·AS거부 다반사
명확한 가이드라인·제도 개선 시급
  • 정유진 기자 yj@csnews.co.kr
  • 승인 2026.07.3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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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도 통신·가전·유통·금융·플랫폼 등 각 업종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 문제들은 개선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제기된 20년간의 방대한 민원을 통해 업종별 고질화된 문제점을 짚어보는 '소비자분쟁 The50' 연간 기획 시리즈로 진행한다. 고질적 민원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도적 허점과 정책적 과제도 제시한다. [편집자주]

#사례1. 울산 북구의 최 모(남)씨는 지난 2024년 LG전자 에어컨이 고장 나 AS를 신청했으나 기사가 "실외기가 10층 건물 외벽에 설치돼 안전상 수리가 불가하다"며 철수해 사설업체를 불러 처리했다. 올해 7월 초 동일한 고장으로 방문한 기사 역시 같은 이유로 또 수리를 거부했다. 최 씨가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니 센터 측은 "수리하려면 실외기 재설치 비용 35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최 씨는 "실제 수리비 35만 원에 실외기 재설치 비용까지 더하면 70만 원이 들어 수리를 포기하고 새 제품을 사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 사례2. 경기도 안양시의 아파트 15층에 거주하는 조 모(남)씨는 최근 에어컨 실외기 문제로 삼성전자서비스에 AS를 신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수리기사는 "실외기 위치가 15층 고층 아파트 외벽이라 규정상 수리가 불가하다"고 판단 내렸다. 조 씨는 "애초에 회사가 설치해 준 위치 그대로인데 수리는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해도 기사는 '사설 업체를 알아보라'며 수리 없이 돌아갔다"고 난감해했다.

최근 폭염으로 에어컨 설치와 수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장 근로자 안전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 일선에서 비용 증가로 소비자 권익과 충돌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2022년 1월 시행되면서 에어컨 AS 현장 풍경은 180도 달라졌다. 추락 위험이 있는 작업 시 스카이차(고소작업차량) 등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수십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거나 아예 설치·AS가 거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등이 에어컨 기사 안전문제를 이유로 설치·AS를 아예 받지 않거나 과도한 서비스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민원으로 제기되고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는 근로자가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 작업발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칙 제56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높이 2m 이상인 작업장소에 각 기준에 맞는 작업발판을 설치해야만 한다.

이미 마련된 법에 따르면 안전한 근로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사업주 책임이지만 실제로 그에 드는 비용은 위험수당, 서비스비용 등 명목으로 탈바꿈해 소비자에게 청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30만 원가량 되는 스카이차를 호출하는 안전비용은 AS 현장상황에 따라 기업이 부담할 때도 있고 소비자가 부담할 때도 있다는 것이 가전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한마디로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소비자 혼란을 불러오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LG전자 등 관련 업계는 산안법과 내부 방침에 따라 사업주의 의무인 근로자 보호조치를 이행하고 있으며 추락 위험 등이 있는 환경에서의 제품 설치·수리 등 서비스 진행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설치는 가능한데 AS는 불가한 사례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사설 설치업체가 위험지역에 설치를 강행하거나 스카이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 변화가 생겼을 경우 AS가 불가해질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이전 설치 진행 후 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수리신청 시 이전 비용이 추가됨과 동시에 폭염 가운데 에어컨 수리가 기약 없이 길어지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품질보증기간 내 제품에 성능·기능상 하자가 발생했을 때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 제조사는 제품 교환 또는 구입가 전액 환급(환불)을 해주어야 한다.

최우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품질보증기간을 기준으로 이내라면 기업이 설치 및 AS를 책임지는 게 맞지만 이후라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 양측이 합의할 만한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에어컨 실외기가 고층 외벽에 설치돼 있는 등 위험한 현장에서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것을 이유삼아 기업이 AS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거나 안전조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선제적으로 유지·보수 체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하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관행 또한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 재검토가 시급하다”며 “AS 시 추가 비용 청구가 불가피하다면 그 기준과 산정 근거를 고지하는 등 표준화된 서비스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정부에도 소비자 비용 부담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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