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컨 응축기 작년까지 수리비 지원, 올해는 고스란히 지불 = 인천 연수구에 사는 한 모(여)씨는 지난 2018년 구매한 A사 에어컨에서 냉매 누수가 발생해 응축기를 교체하면서 수리비 40만500원을 지불했다. 그런데 이후 동일 모델이 지난해까지 응축기 부품비 지원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심지어 같은 모델을 올해 수리한 다른 소비자는 수리비 일부를 할인받았다는 사례도 확인했다. 그는 "제조사의 비용 부담 기준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부품 교체도 안했는데 '점검비' 부과? = 대구 수성구에 사는 오 모(남)씨는 7~8년 사용한 B사 제습기가 고장 나 서비스센터를 찾아 점검을 받았다. 점검 결과 모터 고장으로 수리비가 20만~30만 원가량 든다는 안내를 받고 수리를 포기했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가져갔고 실제 수리도 받지 않았는데 점검비 1만 원을 부담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제조사는 서비스센터 점검비는 1만3000원, 출장 점검은 출장비를 포함해 2만 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소비자에게는 인상 전 기준인 1만 원만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무상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은 점검만 받고 수리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점검비가 발생하는 것이 내부 기준이며 실제 수리를 진행하면 점검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1월엔 재가입 가능하다고 했는데... 2월부터 사라진 케어서비스 = 충북 청주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2019년 C사 정수기 냉장고와 공기청정기를 구매한 뒤 지난해 말까지 약 6년 간 매월 케어서비스 비용을 내며 관리 서비스를 받아왔다. 이후 지난 1월 이사로 케어서비스를 일시 중단했고 당시 상담원으로부터 재가입 시 서비스 비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안내만 받았다. 그러나 4월 재가입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2월부터 정책이 변경돼 구매 후 6년이 지난 제품은 케어서비스 재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정기 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이 씨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방문 때마다 출장비와 필터 교체비 등을 포함해 약 15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는 "정책 변경 사실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한 채 서비스 이용 기회를 잃고 추가 비용까지 부담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 6월부터 소형가전은 출장 방문 서비스 불가 = 경기도에 사는 김 모(남)씨는 올해 2월 D사 무선청소기를 구매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배터리 이상이 발생해 AS를 받았다.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져 배터리와 충전 스테이션을 각각 교체받았지만 지난 6월부터 소형가전 AS가 출장서비스에서 서비스센터 방문 방식으로 바뀌면서 무거운 청소기를 직접 들고 센터를 찾아야 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주요 가전업체들이 AS 범위를 줄이거나 받지 않던 비용을 부과하는등 정책을 바꾸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쿠쿠전자, 위닉스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방문 출장 서비스를 없애거나 수리비 지원 서비스를 종료하고 무상 지원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등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출장·내방 서비스 운영 방식과 고객 지원 프로그램은 모두 내부 정책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맞춰 AS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가전제품 AS와 관련해 출장 서비스 축소, 무상 지원 종료, 점검비 부과 등에 대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사례에 대해 A사 측은 응축기 교체비용 지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부품 보유연한 8년 간 지원 정책이 있었던 것이고 지원 기간 종료에 따라 유상 교체로 전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에어컨 업계는 성능 개선 등을 위해 응축기 소재를 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변경 적용했다"며 "변경 초기 응축기에 대해서는 부품 보유연한인 8년 동안 부품비 지원 정책을 운영했고 지원 기간이 종료되면서 올해부터 유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수리비'와 별도로 '점검비'를 부과했던 두 번째 사례 B사의 경우 무상 AS 기간이 지난 제품을 서비스센터에 직접 가져와 점검만 받고 수리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 점검비 1만3000원을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장 점검은 출장비와 점검비를 포함해 주중 기준 2만 원이 부과된다.
다만 하자가 발견돼 실제 수리가 필요한 경우 점검비는 별도로 청구하지 않고 수리비와 부품비만 받는다는 입장이다.
점검비 부과에 대해 회사 측은 "점검비가 단순히 제품을 확인하는 비용이 아니라 전문 기술자가 제품의 이상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결과를 안내하는 전문 진단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라며 "PCB와 센서, 모터, 배선, 사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포함되며 이 과정에서 기술자의 전문성과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점검비 부과를 소비자가 사전에 알 수 없었다는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AS센터에 점검비 안내문을 비치하고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게시하고 있으며 점검 전 소비자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D사의 경우 지난 달부터 소형가전에 대한 방문 출장 서비스를 중단하고 AS센터 내방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대형가전과 설치가전은 종전대로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른 가전업체와 유사한 운영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AS 제공 범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원칙으로 삼는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품질보증기간 ▲부품보유기간 등 제품 수리 및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권고 사항으로 설정되어 있어 가전업체 대부분은 이 기준을 근거로 AS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기업의 경영난이나 내부 사정을 이유로 AS 보장 범위를 줄이는 경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상 소비자의 정당한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품질보증기간 내 발생한 하자는 제조사가 책임지고 수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의무"라며 "AS에는 인건비 등 비용이 들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서비스를 축소하면 소비자 신뢰를 잃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도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