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천시 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11월 말과 1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맘앤마트에서 커피와 만두를 주문했다. 그러나 주문일로부터 3주가 지나도록 배송은 감감무소식이었고 소통 창구인 카카오톡과 고객센터 모두 연락이 닿질 않았다. 김 씨는 "오시싸와 스타일브이랑 사기 수법이 똑같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맘앤마트’에서 결제하고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맘앤마트가 생필품과 의류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구매를 유인한 뒤 배송과 환불을 지연하고 있다며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업체 소재지인 대전 중구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맘앤마트에서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을 경우 곧 시정 권고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올해 12월 중순부터 맘앤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 지난 13일부터 열흘 간 제기한 불만만 100건에 달하는 등 파장은 커지고 있다. 배송이 수 주간 지연되는 상황인데 고객센터마저 연결되지 않아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맘앤마트가 최근 배송지연으로 논란이 된 스타일브이, 오시싸와 흡사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 두 업체는 배송 및 환급 지연에다가 업체와 연락도 원활하지 않아 한국소비자원이 주의보를 발령한 곳이다.
스타일브이는 라면을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구매를 유인한 뒤 수 개월 간 배송을 미루고 결제 취소도 해주지 않아 논란이 됐다. 오시싸는 의류를 낮은 가격에 판매했으나 마찬가지로 배송과 환급 지연으로 소비자 불만이 다발했다.
28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맘앤마트 사이트를 방문해보니 식품과 화장품, 생필품 등을 최대 70%까지 할인하고 있었다. 100만 회원 유치를 위해 여러 제품을 일괄로 만 원에 판매하는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의류의 경우 타임 세일이라며 제한 시간을 설정해 놓기도 했다.
맘앤마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엄마가게’의 사업자등록일은 11월 말로 사이트 개설일 역시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맘앤마트는 포털 사이트 배너 등을 통해 사이트를 노출시켰으며 저렴한 가격 덕에 입소문을 타고 맘카페 등 여러 커뮤니티에 홍보됐다.
문제는 제품 배송이 과하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 사이트에서는 제품 예상 배송일을 5영업일이라 기재했으며 이를 묻는 소비자들에겐 1주 정도로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피해자들은 주문일로부터 최소 2~3주 동안 제품을 배송 받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가장 피해가 많았던 커피 믹스 제품의 경우 주문 폭주로 배송일을 더 늦춘다며 구매자들에게 알림 문자를 보냈으나, 지연된 예상 배송일에도 소비자들은 제품을 받을 수 없었다.
업체 고객센터나 카카오톡도 초반엔 연락이 닿았지만 12월 중순부터 두절됐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대표전화 4곳으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맘앤마트가 소재하고 있는 대전 중구청은 이미 민원이 다수 접수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환불을 원하는 민원이 접수될 경우 업체 담당자의 개인번호로 연락을 취해 환불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업체가 내주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관할 구청이 직접 시정 권고를 내릴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만일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과태료를 처분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카카오톡 메신저로 어렵게 연결이 된 맘앤마트 담당자는 메일을 통해 "오픈기념 커피이벤트를 시행했으나 공교롭게도 며칠 뒤 커피가격 인상으로 공급난항이 발생했다"며 "배송이 지연돼 소비자에게 전체 공급지연에 대한 안내문자를 발송했고 금주 중 배송을 완료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센터 불통에 대해선 "카카오톡 문의하기 상담인력은 6명이며, 전화상담 인력은 5명 근무 중이다. 문의량이 많아 소통이 매우 지연돼 이번 주 중으로 추가 채용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화가 뚝 끊기는 등 연결 자체가 불가능해 보여 상담인력의 존재 여부에도 의문점을 남긴다.
또한 담당자 이메일 주소에 기재된 아이디를 검색해보니 과거 자신을 STPD(에스티피디) 공무팀이라 소개하며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정황이 포착됐다.
STPD는 2018년 경부터 카카오스토리에서 여성의류를 판매하던 SNS업체다. 배송 및 환불 지연으로 2019년 서울시에만 150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먹튀'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보다 상당히 저렴한 거래조건을 제시할 경우 피해다발업체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네이버블로그,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소비자 불만이 다수 제기된 업체인 지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현금거래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게 좋으며, 주문내역 및 결제내역 등 거래 관련증빙서류를 보관해 향후 분쟁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