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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분양가 딜레마...공사비 급증했지만 따라 올렸다간 청약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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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분양가 딜레마...공사비 급증했지만 따라 올렸다간 청약 참패
  • 천상우 기자 tkddnsla4@csnews.co.kr
  • 승인 2023.01.1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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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원자재값, 노무비 등 공사비가 급증하는데도 분양가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없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미분양이 속출하고 청약시장 또한 급격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해 11월 148.7로 전년 말 대비 9.81%, 2년 전인 2020년 말(121.8)과 비교하면 26.9% 올랐다. 2년새 30%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 공사비를 대상으로 재료, 노무, 장비 등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 변동을 추정하는 지표다.

공사비의 증가는 분양가 인상의 요인이 된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늘어난 공사비만큼 분양가를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현재 분양가를 무턱대고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고, 높은 분양가가 청약 참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1일에 청약 마감한 현대건설 시공의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일반 분양 481가구 모집에 단 28건만 접수됐다. 같은 기간 청약 마감한 '평촌 센텀퍼스트'는 일반 분양 1150가구 모집에 350명이 청약해 평균 0.3대 1의 경쟁률로 고배를 마셨다.

두 단지 모두 현대건설,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등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브랜드 단지였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인근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84㎡ 타입 기준 최대 5억9900만 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 단지 인근에 위치한 ‘동대구역 센트럴시티 자이’의 최근 같은 타입이 5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평촌 센텀퍼스트’는 84㎡ 타입 기준 분양가가 10억7200만 원으로 책정됐지만 인근 단지인 ‘더샵아이파크’의 최근 실거래가가 9억 원 초반에 형성돼 있다.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 탓에 분양을 받아도 큰 이점이 없어 청약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는 공사비가 오르면 그에 맞게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요즘은 자연스럽게 (분양가 인상이)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며 “결국 분양가를 올리든 내리든 건설사들의 수익성 제고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천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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