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사이클이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수익성 중심 수주에 나선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이끌고 있는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 분야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그룹 8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27조3691억(18일 종가 기준)으로 1년여 전인 2021년 말에 비해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코스피 지수가 2977.65에서 2368.32로 609.33포인트 하락했는데, HD현대그룹의 주가는 역행한 것이다.
이 기간 8개 상장사 중 7곳의 시가총액이 늘었다.
태양광 모듈 업체인 현대에너지솔루션(대표 박종환)은 지난 1년간 주가가 140% 이상 올랐다. 전기전자제품 솔루션 업체 현대일렉트릭(대표 조석)도 두 배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현대건설기계(대표 최철곤)의 주가 상승률도 40% 이상으로 높다.
이 외에 HD현대(대표 권오갑·정기선), 현대중공업(대표 한영석·이상균), 현대미포조선(대표 김형관) 등도 모두 두 자릿수 비율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대표 조영철)도 6.6% 올랐다. 한국조선해양(대표 가삼현·정기선)만 유일하게 주가가 20%가량 하락했다.
HD현대그룹의 주가흐름이 좋은 것은 계열사들의 실적 분위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2007년에 이어 지난해부터 다시 한 번 ‘슈퍼 사이클’을 맞이했다.
지난해와 올해 모든 상장사들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역시 대부분 늘거나 흑자전환하는 등 개선되는 분위기다. HD현대그룹은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을 펼치며 수익성 제고를 꾀했다.
그룹 관계자는 “조선, 석유화학, 건설기계 등 그룹 3대 축의 실적이 모두 개선됐고 조선은 지난해부터 업황이 좋아지고 있어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HD현대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주가가 떨어진 한국조선해양 역시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히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계획을 올 들어 철회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시 중간지주 할인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상장 철회 결정은 분명한 호재”라고 말했다.
HD현대그룹은 미래 준비에도 한창이다.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 분야를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 대표는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 직접 나서 그룹의 핵심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HD현대의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통해 바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미래소재, 현대일렉트릭은 신재생 에너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