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지난 2월말 현재 500대기업 중 상장사 269개 기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임원 비중을 2019년 12월과 비교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151개(56.1%)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말 조사대상 258개 기업 중 42곳(16.3%)에 비하면 109곳(259.5%) 늘어난 수치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 최근 사업년도말(2021년)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산 규모 2조 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이에 따라 2019년말에는 500대기업 이사회 임원 1710명 중 여성이 51명(3.0%)이었지만, 2020년 말에는 1739명 중 78명(4.5%), 2021년 말에는 1795명 중 124명(6.9%)로 늘어났다.
올 2월에는 1811명 중 181명(10.0%)으로 7%포인트 늘었으나, 여전히 그 수준은 미흡하다.
지난해 8월부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과조치가 만료됐지만, 이들 기업의 ‘유리천장’은 요지부동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오는 4월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물론 여성 임원 선임에 적극적인 곳도 있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신설 이전부터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이 40곳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국가스공사, S-Oil 등이 있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10명 중 5명을 선임한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밖에 서희건설이 11명 중 4명, 크래프톤이 5명 중 3명, 기아 9명 중 2명, 삼성전자 11명 중 2명 등으로 여성임원 비중이 높았다. 여성임원을 2명 선임한 곳이 21곳이었고, 현대자동차 등 127곳은 1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여성임원 대부분은 사외이사였다. 현재 조사대상 기업 중 남성 이사는 사내이사(기타비상임이사 포함)가 817명(50.1%), 사외이사가 813명(49.9%)으로 비중이 각각 비슷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사외이사가 158명(87.3%)이고, 사내이사는 고작 23명(12.7%)에 그쳤다. 이들 여성 사내이사 23명도 절반 이상인 15명(65.2%)이 오너 일가였다. 전문 경영인은 8명(34.8%)에 불과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