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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무인점포, 위생‧안전 우려 커지는데 관리 규정 구멍...식약처 '일반 식품 취급 시설'과 구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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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무인점포, 위생‧안전 우려 커지는데 관리 규정 구멍...식약처 '일반 식품 취급 시설'과 구분 안 해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3.07.2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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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가 10만 개를 웃도는 등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위생과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인점포 특성상 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지 않은데 관련법마저 미비해 소비자 피해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편의점, 카페, 밀키트 등 판매형태별로 분류해 맞춤형 위생점검 항목을 세웠지만, 사실상 기존 위생법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어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특성상 무인점포를 통제할 특별법이 요구되지만, 현재는 기존 식품자동판매기영업에서 휴게음식점으로 업종 분류만 된데다 위생점검은 주기적 단속 강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인점포는 PC방, 노래방 등과 같이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되지 않아 안전관리 의무가 없고 화재에 대비하는 화재위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무인점포를 일반 업소와 구분해 관리하진 않지만 주기적으로 위생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방청은 지난해 11월 판매원 없이 자동판매기를 갖춘 형태의 무인점포에 대해 다중이용시설 지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무인점포는 다양한 업종에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고업이 아닌 자유업으로 분류돼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고, 인건비가 별도로 지출되지 않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점포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10만 여개 이상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식품을 취급하는 무인점포의 위생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경우는 빈번했고 1년이 지난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는 일도 왕왕 있었다. 구매한 제품에 곰팡이가 피는 등 변질됐거나 머리카락 등 이물이 나왔는데 점포 담당자와의 연락마저 원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올 초 식약처는 무인 식품 취급업소별 주요 지도·점검 지침을 신설했다. 무인카페·무인밀키트·무인편의점 등으로 구분해 판매 형태별 맞춤형 위생점검 항목 등을 제공하겠다는 게 골자다. 

현재 무인 식품 취급업소별 지침을 보면, 무인 카페는 ▲영업신고 여부 ▲조리기구 청결관리 여부를 확인하고, 무인 편의점과 아이스크림 판매점은 ▲소비기한 경과제품 ▲한글표시사항이 없는 제품 판매여부 ▲냉장·냉동식품 보관온도 준수 여부 등 점검사항이 세분화됐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기존 식품위생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식품위생법으로 관리하고 있는 유인 편의점조차도 식품의 위생 위반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있는 무인 편의점은 관리법 및 처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약처는 무인점포를 일반 식품 취급시설과 구분해 관리하진 않고 있다. 다만 주기적으로 위생 관리를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소방청이 무인점포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화재위험평가를 통해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편리하고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으로 무인점포의 창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화재 예방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9개월가량 지난 현재도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아직 무인점포 현황 조사를 통해 화재위험평가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답변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대기업도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특정 시간대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이마트24(1750개), GS25(800개), 세븐일레븐(600개), CU(400개) 순이다. 많게는 전체 매장 가운데 4분의 1이상이 무인 편의점인 곳도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은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위생과 안전에 대한 관리가 꼼꼼히 이뤄지고 있다고 입 모았다. 기존 유인 매장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고, 다중이용시설로도 지정돼 있어 이 같은 위생, 안전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CU와 이마트24 관계자는 “CU는 무인점포라고 해도 모두 하이브리드 방식이며, 24시간 내내 사람이 상주할 수 없는 병원 등 상가 안에 들어가 있고, 다중이용시설로도 지정돼 있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과 별개로 보안서비스, 소화기 등 모두 갖추고 있고, 위생 점검도 유인 편의점과 동일하게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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