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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부대 내 공중전화 요금, 아무 안내 없이 슬그머니 두차례 인상...장병들만 골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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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부대 내 공중전화 요금, 아무 안내 없이 슬그머니 두차례 인상...장병들만 골탕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3.09.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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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부대 내 설치된 '스마트 공중전화'의 사용 요금이 고지 없이 잇따라 올라 군 장병과 가족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한 차례 요금 인상 후 군 차원에서 업체에 조정을 요청했으나 8월에도 고지 없이 추가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용 공중전화 서비스업체들은 부대 내 스마트폰 보급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의 무관심 속에 향후 공중전화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곳도 나온 상황이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 장병들에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서울 종로구의 김 모(남)씨는 지난 4월 입대한 자녀가 부대 내에 설치된 아미고와 그린비 '스마트 공중전화'를 통해 연락해 왔는데 올해 5월과 8월 두 차례나 요금이 고지 없이 인상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8월11일부터 영상통화 콜렉트콜 요금이 이전 10초 5.5원에서 60초 66원(10초 11원)으로 과금 단위 변경과 함께 올랐다. 앞서 5월25일에도 초당 0.3원에서 10초당 5.5원로 요금이 인상됐다고.

김 씨는 “약관에 따라 요금 변경 7일 전 관련 내용 고지나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며 “군 전용 공중전화로 독과점 운영하며 군인이라는 특성상 대체 수단이 없는 것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차 모(남)씨도 지난 17일 아미고 사용 요금이 같은 시간 이용 시 1.5배 더 비싸졌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차 씨는 “사이트 내에 요금 정보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고객센터에 연락하기 전까지는 인상 사실도 알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린비, 아미고 등 업체 사이트에서 최신 요금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씨가 제기한 내용과 군 장병 부모들의 커뮤니티 내용을 종합해 추정해 보면 지난 5월 수신자부담 영상통화 서비스의 경우 초당 0.3원에서 0.6원 수준으로 인상됐다.  과금 단위도 기존 초당 계산에서 3분으로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에는 수신자부담 영상통화 서비스 요금이 초당 1.1원 수준으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군은 사병들에게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평일 일과 시간 이후부터 저녁 점호 전까지 시간 제한이 있거나 카메라 사용을 허가하지 않아 영상통화가 불가능한 경우, 일부 부대의 경우 사용을 금지하는 등 규제를 두고 있다.

이에 사병들은 군 내 스마트공중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음성 및 영상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는다. 관련 업체가 요금을 올려도 이용자들은 별 수 없이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업체에 공중전화 통신료 개선과 요금 환원 조치를 요구했으며 부대와 요금에 대해 협의해야 되는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군 내 공중전화 업체 측 관계자는 “군에 영내 휴대전화 사용 증가에 따른 손해와 요금 조정에 대해 협의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없어 조만간 군 내 공중전화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약관에 나와 있는 요금 정보의 경우 아직 업데이트 전”이라며 “추후 요금 정보를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군은 스마트공중전화 취급은 부대 개별로 관리한다며 무신경한 모습을 보였다. 군 관계자는 "군 전체적인 입장에서 관리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군은 민원이 제기된 데 대해 "공중전화 운영 관련 심의를 할 예정이며 공중전화 사용 부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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