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농심 해외매출의 절반을 넘기며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던 중국 비중은 30%로 쪼그라들었다.
농심은 1984년 미국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현지 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설립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세를 이뤄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에 힘입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5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에 해외 매출 6350억 원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미국 매출은 3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해외매출의 49.8%에 달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1918억 원으로 전체 해외매출의 30.2%에 그쳤다.
미국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227억 원으로 전체 순이익 330억 원의 70% 가까이를 차지했다.
농심의 해외법인 가운데 미국법인 강세는 2019년 이후 본격화됐다. 지난 2016년 해외 매출액 5569억 가운데 미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9.0%에 불과했고 중국법인이 51.7%에 달했다.
2019년에는 미국법인이 44.3%, 중국법인은 42.7%로 역전된 뒤 코로나19 시기를 거친 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법인의 비율이 30.2%까지 떨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지역을 봉쇄하다보니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중국의 내수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식품 제조와 판매를 맡은 농심아메리카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5년 농심아메리카의 매출액은 1744억 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73.8%가 늘어난 5413억 원에 달했다.
농심이 해외시장에 처음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1971년이다. 농심은 해외진출을 하면서 한국의 맛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원칙을 세웠다. 현지에서 시장을 장악한 일본 라면의 맛을 모방하면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심그룹을 창립한 고(故) 신춘호 회장도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방식대로 가자, 한국의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미국에 국내 인기 라면인 소고기라면을 한인 대상으로 수출했다. 10여 년간 꾸준히 시장을 개척해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미국에는 1984년 샌프란시스코 지사가 처음 세워졌고 1994년에는 첫 해외법인인 미국법인이 설립됐다.
농심은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처음에는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제품을 정착시킨 뒤 인접 지역인 샌디에이고와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등 인접 대도시를 공략해 나갔다. 한인을 시작으로 인근 아시안계 마트를 공략했다. 다음에는 매운맛에 익숙한 히스패닉을 공략했다. 지금은 백인과 흑인 등 주류 소비층도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농심은 해외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가져갔다. 미국 시장에서 주류인 일본 라면은 대부분 3‧4개들이 한 팩에 1달러 안팎으로 싼 편이지만, 신라면은 1개에 1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신라면은 미국에서 직접 면과 스프를 생산해 가격은 더 비싸지만, 맛과 품질에서는 경쟁력을 얻었다.
특히 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만드는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고, 뉴욕타임즈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미국에 제2공장이 설립됐다. 제2공장을 설립하기 전인 2021년 말 기준 농심아메리카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89.3%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제2공장이 설립된 뒤 올해 상반기의 농심아메리카 공장 평균 가동률은 69.3%로 해외 공장 중 가장 높고 국내라면 부문의 평균공장 가동률 66.5%보다도 높다. 이렇게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아메리카 대륙 전역으로 판매된다.
신동원 농심 회장도 지난달 취임 2년을 맞아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매출 15억 달러와 라면 판매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에서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며 “대표 제품 신라면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하고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농심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