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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굴뚝기업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개선 광폭 행보...주주환원 정책도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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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굴뚝기업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개선 광폭 행보...주주환원 정책도 돋보여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5.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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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과 지분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 씨 일가의 고려아연(대표 박기덕‧정태웅)이 신재생에너지 신사업 강화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장 씨 일가가 경영을 맡고 있는 (주)영풍(대표 박영민‧배상윤)은 정중동의 조용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대조된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호주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영위하는 St. Patrick's Plains Wind Farm, Richmond Valley BESS Holdings, Richmond Valley BESS 등의 계열사를 신설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제조·판매하는 켐코 지분을 35%에서 64%로 늘리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차전지 핵심 광물인 니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한 최윤범 회장의 조치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고려아연은 지난해 두 곳의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각각 500억 원씩을 투자했다.

고려아연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설립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호주에서 ‘아크에너지’를 설립했고, 2022년에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에퓨런’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또 기존 리튬이온 ESS(에너지 저장 장치)의 안정성‧수명 연한을 보완한 중력에너지장치 업체 ‘에너지 볼트’에도 약 60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고려아연의 신사업 강화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3일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지분 30% 인수를 위해 해외 종속회사인 아크에너지에 자금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4억2300만 호주달러(한화 약 3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나머지 필요 자금은 아크에너지가 차입금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풍력발전소는 연내 준공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등 굴뚝 산업 '체질'을 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격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철강업이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21년 9월 국내 금속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을 만큼 친환경 사업 전환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해 말에는 신사업을 전담하는 ‘TD(트로이카 드라이브)사업부문’도 신설했다. TD(트로이카사업)부문은 박기덕 사장(대표이사)과 박기원 부사장이 함께 이끈다.

오는 7월에는 기존 논현동 사옥을 떠나 종로에 위치한 그랑서울빌딩으로 본사 이전도 준비 중이다. 신사업 확장으로 구성원이 늘어나 새로운 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말 ‘2033년 배터리·수소 등 신사업 매출 25조3000억 원’의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능력을 2033년 4.6GW 규모로 구축하고, 자원순환사업에서도 2030년까지 전자폐기물 연간 23만 톤, 태양광 폐패널 32만 톤, 폐배터리 전후처리 연간 10만 톤 등 목표도 구체적이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향후 10년간 TD부문에 12조 원을 투자한다. 제련 부문(5조 원)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다만 현재 신사업 부문 매출은 1000억 원으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고려아연은 올해 신사업 부문 매출이 90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힘입어 고려아연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 19.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제련 기술력을 활용해 TD사업부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창출하고, 친환경 ‘Green Metal’이라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목표로 신재생에너지와 그린 수소‧2차 전지‧자원 순환 등 3개 사업 육성을 적극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 체질 변화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에도 힘주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3일 1500억 원 규모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944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향후 2033년까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4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영풍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인 (주)영풍은 지난해 신규 편입하거나 계열에서 제외한 계열사가 한 곳이 없이 잠잠한 상황이다.  주주환원 등 경영 변화도 없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사가 있는 최윤범 회장과 리스크 있는 투자에 보수적인 장형진 영풍 고문 등 두 집안 의견이 엇갈린 게 결국 경영권 분쟁 불씨가 됐다”며 “최근 두 기업의 움직임에서도 경영에대한 가치와 철학이 극명히 대비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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