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저가 요금제로 변경해 유지할 경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높은 데이터 요금이 청구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포시 걸포동에 홍 모(여)씨는 SK텔레콤을 통해 평소 두 대의 휴대폰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최근 잘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1만 원 대의 기본 요금제로 변경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켜두기만 하고 거의 사용이 없었음에도 데이터 통화료로 2달 동안 26만 원이 청구된 것. 통신사 고객센터로 전화했지만 환불은 불가능했고 상담사는 30% 감액을 제안해 왔다.
홍 씨는 “3만 원씩 내는 요금이 아까워 기본 요금제로 변경했는데 26만원이 청구된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고 하소연했다.
휴대폰을 여러 대 사용할 경우 잘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은 가장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LTE 요금제에는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1만 원 상당의 기본요금제가 있다. 사례의 홍 씨도 통신료를 절감하고자 기본 요금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피쳐폰 시절과 달리 스마트폰은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지 않아도 이미 설치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를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
SNS 알림, 이메일 도착 알림, 주식이나 날씨 등의 정보가 갱신 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데이터를 소모한다. 휴대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애플리케이션이 적게는 몇 십MB에서 몇 백MB의 데이터를 소모한다. 비교적 적은 양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본 요금제의 데이터 단가다. SK텔레콤은 1KB당 0.55원, LG유플러스는 0.28원으로 계산된다. KT는 요금제 자체가 데이터를 차단한다.
홍 씨의 경우 2달 동안 26만 원이 나왔다. 계산해보면 400MB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기본료 자체가 비싸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요금을 계산해보면, 500MB 정도를 사용했을 때 각각 28만1600원, 14만3360원이 청구된다는 얘기다.
각 사는 기본 요금제 고객에 과도한 데이터료가 청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 상한과 월 상한 정책을 두고 있다. 이 이상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지는 않지만 기본 단가가 높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데이터 요금 폭탄이 걱정된다면 데이터 쿠폰을 구매하거나 안심옵션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3사가 판매하는 데이터 쿠폰의 경우 100MB당 2000원 꼴이다. 안심옵션의 경우 55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한된 속도(400kbps)로 제공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피쳐폰이나 3G 시절에만 해도 쓰지 않는 번호(휴대폰)를 가장 낮은 요금제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휴대폰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소모하기 때문에 기본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요금이 청구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