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시 동작구에 사는 엄 모(남)씨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B사 즉석밥을 먹으려던 중 곰팡이를 발견했다. 엄 씨는 “밥 한쪽이 곰팡이로 인해 시커멓고 축축하게 변질돼 있었다”고 말했다.

# 전라북도 전주시에 사는 성 모(여)씨는 C사의 두유를 먹던 중 끈적한 느낌에 내용물을 살폈다가 경악했다. 팩 내부에는 바닥에 시커먼 곰팡이 알갱이가 덩어리 진 듯 이물이 있었다. 성 씨는 “소비기한이 지난 것도 아니다”며 “박스로 주문해서 남은 두유가 많은데 먹고 싶지가 않다”고 말했다.

# 경상북도 구미시에 사는 정 모(남) 씨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D사의 케이크를 샀다가 상단에 토핑으로 올려져 있던 과일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 과일 표면에는 털곰팡이가 무수히 펴 있었다. 정 씨는 “자녀들과 먹고나서 두드러기까지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경상남도 함안군에 사는 조 모(여)씨 역시 E사의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샀다가 과일 토핑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 딸기 꼭지부분이 검은색으로 변색됐고 곰팡이가 펴 있었다. 꼭지 부분이라 생각하고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무심결에 먹을 뻔했다고 한다. 조 씨는 “대기업 제품의 위생이 이렇다니 충격”이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 충청남도 천안시에 사는 현 모(여)씨는 F대형마트에서 유명 브랜드 캔디를 섭취하던 중 이상한 맛을 느꼈다. 용기 내용물을 부어 살펴보니 수분이 빠져 찌그러진 캔디들이 여럿 발견됐다. 용기 바닥은 부스러기 같은 걸로 지저분했다고.

때 이른 폭염에 식‧음료 제품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는 곰팡이가 피는 등 제품 변질에 대한 불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곰팡이 핀 제품을 모르고 먹었다가 뒤늦게 발견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식품 변질을 제조사나 식약처, 관할 자치단체에 신고하면 제조, 유통, 소비단계에서 원인을 파악하지만 특성상 변질 근거를 명확히 따지기 어렵다 보니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일단 식품이 변질되면 같은 품목으로 교환하거나 환불받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식중독 등 피해를 입었다면 치료비나 경비 등을 배상받을 수도 있다. 단 이때는 해당 식품 섭취로 식중독에 걸렸다는 인과관계가 진단서 등을 통해 입증돼야 한다.
식품 제조사들은 변질 문제가 대부분 유통이나 보관 중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식품사 공장들이 해썹(HACCP) 인증을 받고 자동화 공정을 통해 사람의 실수를 줄이고 있어 공정상의 문제로 변질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채널로 납품이 되거나 택배업체를 통해 운반되는 과정에서 긁히거나 미세한 흠집이 생기는 ‘핀홀’로 인해 외기가 유입되면 내용물이 변질될 수 있다”며 “상온 보관제품이라도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상 문제라면 같은 시기 제조된 제품들이 모두 문제가 발생해야한다”며 “제조사에서도 임의로 표본을 뽑아 검사하기 때문에 공정상 문제가 있는 제품들이 출하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상 충격을 받아 제품의 밀봉이 미세하게 풀려 외기가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며 “겉에서 보기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워 공정상 문제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