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진했던 택배 사업도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가동에 따른 물량 증대와 연말 성수기 효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진의 올해 매출은 2조9670억 원, 영업이익은 1317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5.7%, 4.9% 개선된 역대 최대 수치다.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2조2111억 원, 영업이익은 7% 늘어난 994억 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컨센선스(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증권가 일각에선 4분기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을 경우 연간 매출이 3조 원을 넘어설 거란 기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매년 4분기는 택배사 성수기다. 김장철을 맞아 고단가 농수산 물량과 설 명절 물량이 몰리고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절을 앞두고 전자상거래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사업부문별로 ‘글로벌’과 ‘물류’ 사업 부문이 효자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의 3분기누적 매출은 232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글로벌 사업 매출(1897억 원)을 뛰어 넘었다.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 급증했다. 물류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6362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879억 원으로 9.6% 늘었다.
올해 한진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국가별 물류 사업을 강화했다. 상반기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 등 신규 국가에 해외 거점(해외법인·대표사무소·지점)을 적극 확대했다. 지난 10월 기준 진출국은 22개, 해외 거점은 42곳으로 전년 말 대비 4개국, 8곳 늘었다. 내년에는 27개 국가, 48개 거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미국과 중국 중심의 해외 직구 물량과 해운 운임 증가로 포워딩(무역 거래에서 화물의 국제적인 이동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서비스) 물량이 늘어나며 매출을 늘렸다. 한진은 앞서 지난 10월 인천공항 글로벌 물류 권역 센터(GDC)의 생산능력(CAPA)를 월 100만 건에서 220만 건으로 증설 했다.
한진의 주요 이커머스 고객사는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이다. 국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쉬인의 경우 인천공항 GDC 통관 물량의 70% 가량을 한진이 점유하고 있다.
물류 사업 부문(육운·하역·해운)의 경우 컨테이너 업황 개선에 따라 물량이 증가했다. 올해 7~8월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량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평균 10% 늘어났다.
한진 관계자는 "부산, 인천, 평택 컨테이너터미널 및 배후단지와 주요 항만 거점에 인프라를 확충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컨테이너 하역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전체 매출 중 54%를 차지하는 택배 사업 실적은 저조했다. 올해 3분기 별도 누적 매출은 1조159억 원으로 1%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08억 원으로 36% 감소했다. 국내 소비 부진과 전자상거래 성장세가 둔화되며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올해 1월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가동을 위한 선제적인 비용 투자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가동에 따라 일 최대 CAPA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된 288만 박스로 늘며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 택배 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가동 비용 반영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2분기부턴 물량 확대로 흑자 전환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택배사 성수기 효과와 인천공항 통관 CAPA 확대에 따른 시너지로 본격적인 택배사업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