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은 KB국민은행 홍콩 ELS 관련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이 실적 방어에 나서면서 오히려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부 밸류업 정책에 적극 부응해 금융권 최대 규모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가 상승률도 금융권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 충당금 이슈에도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은행·비은행 고른 성장
올해 3분기까지 KB금융지주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4조3953억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금융지주 1위를 유지했다.
순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지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H지수 ELS 사태'로 1분기에만 862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다.
은행의 일회성 손실을 비은행 계열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통해 방어한 점이 KB금융의 순이익 1위 수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KB금융 핵심 비은행 계열사(손해보험·증권·카드·생명보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한 1조8530억 원으로 같은 기간 해당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도 37%에서 44%로 7%포인트 올랐다. 경쟁사인 신한금융(26%)과 하나금융(17.3%)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양 회장이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배경 중 하나가 '비은행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취임 첫 해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이 양 회장의 어깨를 한층 가볍게 하고 있다.
지난해 KB금융 회추위는 당시 양 후보자에 대해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은 토대를 다지며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끌었다"며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가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양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단행한 첫 CEO 인사에서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과 KB손보에 각각 내부 출신인 이홍구 대표와 구본욱 대표를 낙점하며 전문성을 강조한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구본욱 대표는 KB손보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수장이었다.
◆ 주주환원율 50%까지 올려...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으로 올해 주가 68% 상승
탄탄한 실적과 더불어 양 회장 취임 후 KB금융이 금융지주 중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하면서 기업가치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5월 상장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제고계획 예고 공시를 했지만 실제 기업가치제고계획은 10월에 발표하면서 경쟁사보다 다소 느렸다. 한국거래소 밸류업 지수도 탈락했음에도 시장 기대를 뛰어 넘은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KB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제시한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총주주환원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며 경쟁사보다 높은 총주주환원율을 제시했다.
양 회장도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B금융의 주주환원은 업계를 선도할 것이며 총주주환원율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총주주환원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KB금융은 올해 주주배당금으로 1조2000억 원, 자사주 매입·소각 8200억 원으로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이다.
양호한 실적과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 힘입어 KB금융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9만1000원으로 양 회장 취임일(2023년 11월 21일) 대비 68.2% 상승했다. 큰 폭으로 오른 주가 덕분에 시가총액 순위도 양 회장 취임 전 코스피 16위에서 8위로 8계단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3일 종가 기준 36조8111억 원으로 7위 셀트리온(35조8614억 원), 6위 기아(36조3071억 원)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은행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주주환원여력을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정책으로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이자이익 비중으로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