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은 올해도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석포제련소가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15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3분기 매출 3조2066억 원, 영업이익 149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100분기 흑자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4분기 들어 아연과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7월 아연은 톤당 2785달러였는데 지난달에는 3103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KRX금시장 100g 종목은 13만3050원/g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보수를 마치고 4분기 풀캐파로 생산에 나선 만큼 높은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달 고려아연은 2033년 영업이익률 12%, 매출 2.5배 신장, 신사업 매출 비중 50%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고려아연이 지난 10년간 매출이 4조9385억 원(2014년)에서 11조8017억 원(올해 전망치)으로 2.4배 오르고 평균 영업이익률도 12.8%를 기록 중인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폐배터리, 태양광 패널 리싸이클 등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그린 수소,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난 9월부터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권이 MBK파트너스 연합에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실제로 영풍은 실적도 좋지 못하다. 영풍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1510억 원, 영업손실 6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 감소, 적자지속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석포제련소가 2019년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 이용한 사실이 적발돼 두 달간 조업을 중단해야 해 추가적인 영업손실이 우려된다.
영풍이 고려아연 인수 이유로 '경영권의 정상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럴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가끔 실수도 하고 사고도 있었지만 책임감 있는 방법으로 실적을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누가 회사(고려아연)를 경영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지 주주들이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영풍 관계자는 “2021년부터 매년 1000억 원 이상씩 환경개선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수치적으로 보이는 실적은 좋지 않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실적을 포기하고 투자할 정도로 환경개선에 진심”이라면서 “현재 저조한 실적은 조만간 환경개선 혁신사업이 완료되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