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각 사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두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일제히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포함)은 전년 말 대비 24.5% 증가한 103조7765억 원이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21년 121조 원에서 지난해 92조 원으로 줄며 100조 원대가 깨졌으나 올해 투자자산 매각과 DS(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으로 다시 늘어났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전년 말 대비 11.3% 증가한 22조1986억 원이다. 지난 2020년 4분기(24조5000억 원)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각종 재무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 9월 말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22.5%로 전년 말보다 0.6%포인트 가량 더 낮아졌다. 순차입금 비율은 전체 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예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뜻하는 수치로 낮을수록 재무가 양호하다고 분석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7.2%로 1.8%포인트 늘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올 9월 말 현금성 자산은 9조616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3%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 증가의 주요 배경은 영업활동의 호조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조7592억 원으로 96.3%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호조에 힘입어 15조384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21%로 전년 말 대비 23%포인트 낮췄다. 순차입금 비율은 올 1분기 40%, 2분기 31%로 꾸준히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66%로 21.5%포인트 하락했으며 단기차입금 역시 4조 원 대에서 1조 원대로 감소하는 등 재무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됐다.

양 사는 늘어난 현금 자산을 반도체 관련 투자에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적자에 빠진 파운드리의 시설투자를 줄이고 HBM 등 메모리 R&D 투자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용인 기흥캠퍼스에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뉴리서치&디벨롭먼트(NRD-K)’의 설비 반입을 시작했다. 이 곳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로 2030년까지 전체 투자 규모가 20조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만 연구개발에 8조8700억 원을 투자했다. 1분기 7조8200억 원, 2분기 8조500억 원에 이어 역대 분기 최대 규모 투자액을 달성 중이다.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4조74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HBM와 DDR5(더블데이터레이트),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선단공정 전환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 준공 예정인 충북 청주 D램 팸(반도체 생산시설) M15X와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의 인프라 투자에 주력한다.
SK하이닉스 역시 연구개발비를 전년 동기 대비 늘렸다. 올해 3분기 누적 R&D 비용은 3조5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5% 늘렸다. 3분기 별도로는 1조2509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였던 2022년 4분기(1조 2684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개발비는 기존 서버용 및 모바일용 D램 기술력 제고와 내년 출시 예정인 6세대 HBM(HBM4) 출시를 위해 투자 집중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