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기 위해선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정원을 늘려야 한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 2/3이상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정원을 늘리지 못하더라도 과반 이상을 확보하면 한 명의 이사는 선임될 수 있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재 이사회 구성이 유지된다.
현재 3자 연합 측 우호 지분은 36.05%,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 지분은 25.88%로 분류되고 있다. 아직 표심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 등 두 곳의 공익재단, 국민연금공단, 기타 소액주주 지분 총합인 38.07%중에서 80.5%에 달하는 지분 30.65% 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두 후보자의 이사 선임이 가능해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대 10명의 이사회 정원을 11명까지 늘리는 정관 변경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임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자본준비금 1000억 원을 감액해 배당가능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 등 3가지 안건을 논의한다.

주주명부폐쇄일인 10월22일 기준으로 전체 유통 주식 수는 6838만1550주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자기 주식 66만7844주를 제외하면 6771만3706주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3자 연합 측 우호 지분은 44.22%, 형제 측 우호 지분은 25.88%로 구분된다. 이외 국민연금이 6.24%, 기타 소액주주는 23.66%에 달한다.

3자 연합 측 관계자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재단 측에 ‘확약서를 써줄 때까지 기부금을 보류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익법인으로서 이사회 구성원들이 소신껏 판단해야 할 몫인 점은 분명한 사실인데 외압을 넘어 심각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형제 측에서는 “두 재단에 송영숙·임주현·임종윤·임종훈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각자 상속 비율대로 공동출연했다. 재단의 주식 취득 경위를 고려할 때 주요 주주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임성기재단은 22일, 가현문화재단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3월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시 이사회 제안 안건인 임 부회장(당시 전략기획실장), 이우현 OCI 회장의 이사 선임에는 찬성, 주주제안인 형제의 이사 선임 안건은 반대했다.
이 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 제안 안건에 찬성, 형제 측에는 반대 의견 냈고, ISS는 이우현, 임종윤에 찬성을 임주현, 임종훈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의견은 형제 측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 측은 지난 19일 ISS와 글래스루이스 모두 3자 연합 측 안건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임시주총 참여율이 8.8% 이하일 경우 형제 측 우호지분이 33% 이상이 돼 특별결의 부결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3자 연합은 한미약품 신약 개발 및 육성을 통해 10년 내로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유상증자 등 기존 주주의 희생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형제 측은 외부로부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으로 2028년까지 그룹 영업이익 1조 원대 비전을 밝혔다. 다만 인오가닉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8150억 원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더해 임종훈 대표는 최근 올해분 상속세 납부를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만 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자금 여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매각 가격은 주당 2만9900원으로 당일 종가 3만2500원 대비 8% 낮은 가격이다. 3자 연합 측이 사모투자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공동의결권행사 약정을 포함한 지분 3.65% 매각 계약을 통해 현금과 우군을 동시에 확보한 것과는 대비된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21일 한 언론사를 통해 제약·바이오 업계 경험이 많은 백기사 두 곳과 논의 중으로 연내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임종윤 이사도 같은날 회장·부회장직 폐지, 주주추천 사외이사제도 도입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5대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나섰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