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일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추진단 수장으로 취임하는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으로선 경영지표 안정화를 위한 해법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현재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공 DNA를 한온시스템에 이식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대표집행임원 너달 쿠추카야·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은 9월 말 기준 기업의 유동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유동비율이 94.3%에 그친다. 지난해 말 103.4%에서 올해 100% 미만으로 떨어져 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면 회사의 대급 지급여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3조8302억 원인데 반해 같은 기간 갚아야 할 부채는 4조632억 원으로 더 많다.
한온시스템의 유동비율이 올해 연말에도 100% 미만을 기록하면 1998년(81.9%) 이후 26년 만의 일이 된다.
대금 지급여력이 비교적 낮은 가운데 자산건전성지표인 부채비율도 282.7%로 높다. 지난해 말보다 14.2%포인트 높아졌다.
현대모비스(43.7%), HL만도(166.4%), 성우하이텍(149.5%) 등 국내 대형 자동차 부품사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다.
한온시스템은 부채비율이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악화됐다. 2010년 중반대만 해도 100~150%였는데 2019년 203%로 높아졌다.
전기차 캐즘으로 공장가동률도 부진하다. 한온시스템은 유압제어장치(E&FP), 플루이드 트랜스포트(FT) 등 14개 주요 품목에 대해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중 6개 품목의 가동률이 올 들어 떨어졌다. 2개는 동일하고 6개는 올랐다.
생산수량으로 살펴보면 생산물량이 많은 품목에서 가동률이 떨어졌다. 올해 9월까지 가동률이 떨어진 6개 품목의 생산수량은 3123만개다. 가동률이 오른 6개 품목의 생산수량은 2810만개다.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한국타이어로선 향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지표를 정상화 시켜야 하는 게 과제를 안게 됐다.
신규 수주 물량의 대부분이 친환경차 관련 부품이라 신규 시설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도 시급하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이 부회장을 필두로 PMI 추진단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양사의 자원과 기술을 통합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전동화부품 고객사를 현대차, BMW, 폭스바겐 등에서 벤츠, 포드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과 기술 혁신을 통한 수주 확대도 주요 전략으로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사로서 고객이 동일하고 원자재를 포함한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를 확정한 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임직원에 보내는 메일을 통해 “지주사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해 한온시스템과 시너지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양사의 인력, 경험 등 자산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에 그룹이 가장 높고 굳건한 위치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로 재계 순위가 49위에서 27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