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12월 19일 펼쳐질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선 이사회 총 정원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2명의 신규 이사 선임 등 3가지 안건이 다뤄졌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총 주식 6771만3706주 중 5734만846주(84.7%)가 참석했다.
두 번째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에서는 신동국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이사회 총 정원 수를 늘리지 못해 임주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자동 폐기됐다. 신 회장 선임으로 총 정원 10명이 채워졌다.
세 번째 안건인 감액배당 건도 가결됐다. 이 안건은 한미사이언스에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총액이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해, 이 중 1000억 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동국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 진행 과정은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 의결권 및 위임장 확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개최 예정 시간이었던 오전 10시를 훌쩍 넘긴 오후 2시32분경 개회했다. 임종훈 대표는 9시 40분 도착해 지연된 시간에도 자리를 지켰다.
주총 장소에는 임종훈 대표 외에도 노용갑 부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신동국 회장이나 임주현 부회장, 임종윤 이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신 회장, 임 부회장 측근들이 현장에 있어 지근거리에서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 선임 후보에 오른 신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일부 소액주주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12월 19일 한미약품은 같은 장소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안건은 형제 측이 제안한 박재현, 신동국 이사 해임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 등 2건이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을 40% 이상 보유하고 있어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결과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 측은 공식적으로 답변을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회사 경영에 미치는 사안인 만큼 이사회를 거쳐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도 유사한 상황에서 판례가 없으나 경영권 분쟁 상황임을 고려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 제3조(권한)에는 이사회가 회사경영의 기본방침 및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의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모두 통과될 경우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신규 대표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중에서 선임되므로 해임 시 대표직도 자동적으로 내려놓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