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9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총 1조31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4% 증가했다. 여기에 영업이익은 20.8% 감소해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연간 영업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지목된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자보상배율 10을 넘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자보상배율이 두 자릿수 이상이다. 1~3분기 이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0.9%나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꾸준히 차입금을 줄이고 현금을 쌓으며 유동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600억 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1910억 원)에 비해 68.6%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대형 사업지에서의 원가율과 공사비 관리에 주력하면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선별 수주를 통한 양질의 사업을 확보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낮은 곳은 SK에코플랜트다.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1153억 원, 이자비용 3075억 원을 내면서 이자보상배율 0.38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61.3%가 감소했고, 이자비용은 34.5%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 목표했던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등을 진행해 이자비용이 급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자회사 편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선제적 자금 조달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진 기업은 HDC현대산업개발(대표 최익훈)과 GS건설(대표 허윤홍) 두 곳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이 각 21.2%, 0.3% 증가했다.
GS건설은 올 들어 이자보상배율 1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올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이자비용도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재무구조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자보상배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현대건설(대표 이한우)이다. 다만 현대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크게 떨어졌다. 영입이익이 20% 감소하고 이자비용이 83% 증가한 탓이다. 이자보상배율도 14.49에서 6.32로 두 배 이상 하락했다.
DL이앤씨(대표 박상신)는 이자보상배율 4.78을 기록했다. 대우건설(대표 김보현)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51.8% 감소하고 이자비용이 8.5%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도 5.39에서 2.4로 떨어졌다.
포스코이앤씨(대표 전중선)는 영업이익이 25.6% 감소하고 이자비용은 26%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도 3.06에서 1.81로 하락했다. 롯데건설(대표 박현철)도 이자비용이 11.1% 줄었지만 영업이익도 33.7%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1.23로 떨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