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 BMW, 벤츠, 테슬라 등 리콜 대수 1~5위 브랜드들이 모두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리콜 대수는 현대차가 가장 많았지만 판매량 대비 리콜대수는 BMW가 현대차보다 높다.
9일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6일 기준 국토부, 환경부 리콜대수는 총 537만7745대로 전년(186만2999대) 보다 188.6% 폭증했다.
국산, 수입차 합쳐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147만7658대다. 전년(157만9406대) 대비 6.4% 줄었지만 리콜 대수는 급증했다. 리콜은 국내에 판매된 모든 차량이 대상이 되는 만큼 한 해 판매량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예년에 비해 리콜대수가 많이 늘어난 점은 사실이다.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연간 리콜대수가 500만 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현대차 그랜저가 전자제어유압장치 내구성 부족 문제가 발생해 62만 대가 넘는 차량이 리콜 조치되면서 수치가 높아졌다. 기아도 지난 7월 K5에서 같은 부품에서 문제가 발견돼 약 21만 대가 리콜조치됐다.
수입차 1, 2위를 다투는 BMW(40만5726대)와 벤츠(30만8568대)도 2배 이상 증가했다. BMW는 지난 7월 에어백 문제로 11만 대 넘는 차량이 리콜됐다.
올해 판매 대수로 보면 현대차(64만3687대)가 BMW(6만7250대)보다 9.5배 많은데 리콜대수로는 6.5배 많다. 판매량 대비 리콜대수는 BMW가 현대차보다 많은 셈이다.
리콜 대수 상위 5개 브랜드가 전체 리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1%에 달한다.

실제 주요 리콜 부품인 ‘제동장치', '원동기'가 올해도 296만6354대로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전장부품 리콜도 114만1520대로 전년(45만7113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9월 현대차 그랜저, 기아 모하비 등 70만9818대가 전자제어유압장치 내구성 부족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전기차만 출시하는 테슬라(21만136대)의 리콜대수가 높아지는 것도 전장부품 리콜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테슬라의 지난해 리콜대수는 1만3992대였다.
리콜 대상이 되는 차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결함을 시정하는 리콜 진행률은 저조한 추세다. 지난 10월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2021년~2024년6월)간 리콜 진행률은 70% 미만으로 리콜 재통지 명령을 받은 차량이 370만391대(중복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리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줄고는 있지만 너무 자주 발생하면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