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 파트너스 연합이 적대적 M&A 논의를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는 정황과 의혹에 대한 해명부터 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지난 5월 MBK가 고려아연과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이 종료되기 이전부터 적대적 M&A에 대한 논의를 영풍과 진행했다는 것에 대한 논란 해소가 먼저라는 것이다.
MBK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내년 1월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예고된 가운데 현재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중심 기업지배구조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날 고려아연의 투자자본수익률과 주가순자산비율이 3년간 지속 하락했다면서 회사 자본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행임원 제도 도입과 함께 5대1 혹은 10대1 주식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유동성을 높이고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MBK 연합은 지난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이래 최 회장과 경영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은 20일로 열흘 정도 남은 상태라 양측 모두 지분 확보 경쟁에 한창이다.
고려아연은 내년 1월23일 임시주총을 열고 MBK 연합이 제안한 신규 이사 14인 선임과 집행임원 제도 등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와 영풍의 경영협력계약에 대한 시장의 의혹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와 기관까지 나서 공개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MBK와 영풍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계약의 세부 내용 뿐만 아니라 계약을 논의한 시점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MBK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 재계의 신뢰는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MBK 연합측이 제기한 자사주 대차거래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아무 근거조차 없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 의혹을 만들어 배포한 뒤 확산하는 행위는 명백한 시장교란 행위로서 법적 책임을 져야할 사안”이라면서 “MBK 연합 측의 약탈적인 적대적 인수합병이 없었다면 애초에 이러한 지분 거래를 할 이유조차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