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류와 ITO 부문의 매출이 전년 수준을 겨우 유지하거나 감소한 와중에 클라우드부문이 30%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1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사업 영역별로 살펴보면 클라우드가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0.1% 늘어난 1조7238억 원이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으로 3.5%포인트 상승했다.

클라우드의 매출 비중은 2021년 6.4%에서 지난해 14.2%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SDS 클라우드 매출이 올해 2조 원을 넘어서고 내년엔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모태 사업이던 SI(시스템통합)와 ITO(IT 아웃소싱)의 매출은 업황 둔화로 전년 대비 각각 4.6%, 3.4%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 물류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0.1% 늘어난 5조4164억 원에 그쳤다.
올해 삼성SDS는 AI 열풍으로 기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고 전문 인력 배치 및 신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이뤄진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승진자 총 12명 가운데 4명이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소속이었다.
신제품 출시 성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5월 선보인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서비스 ‘패브릭스’는 출시 반년 만에 26개 관계사에 적용을 완료했다. 국내 시중 은행 및 공공기관에서 여러 건의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번 4분기에도 금융권 AI 사업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SDS 클라우드 사업은 여전히 외부 수주보다 삼성 그룹 계열사 비중이 높은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클라우드 사업은 크게 클라우드 제공(CSP)·운영(MSP)·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나뉜다.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이중 MSP와 SaaS 사업의 내부 수요는 80% 이상이다.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이 지속 커진다고 해도 내부 수요 위주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 삼성 계열사들의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따라 IT서비스에 이어 향후 클라우드 투자 축소 우려도 나올 수 있다. 그룹 내에서 IT기업으로서의 독립성을 키우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려면 대외사업 확대가 필수적인 이유다.
이를 위해 삼성SDS는 내년엔 공공·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구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지난 8월부터 공공기관과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을 어렵게 만들었던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CSP 수요 증가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이번 4분기부터 대형 은행 등 금융권 AI 플랫폼 구축 사업을 본격화했다. 금융사들이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그래픽처리장치서비스(GPU), 공공용 데스크톱 서비스(DaaS)를 주축으로 CSP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업체는 공공기관에 클라우드를 안전하게 지원하기 위해 DaaS 서비스에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를 획득하기도 했다. DaaS는 데스크톱 환경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구현해 원격근무와 재택근무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다. 한국은행과 행정안전부는 일찍이 DaaS를 업무에 도입했으며 우정사업본부도 연내 공공 최대 DaaS 사업을 발주할 예정인 만큼 시장 성장 가능성은 크다.
지난 7월 삼성SDS가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 민관협력사업’ 사업자로 선정된 점도 내년 공공 부문 클라우드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3사(삼성SDS·KT클라우드·NHN클라우드) 중 삼성SDS의 임대 규모가 가장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자 선정을 통해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일반 사기업들은 글로벌 클라우드를 주로 쓰고 있는데 이번 대구센터 입주를 통해 공공 부문 클라우드 수주를 늘리면 사기업들도 국내 기업 CSP로 전환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