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제기된 생활용품 관련 민원은 1734건으로 전년 대비 47.7% 감소했다. 지난해 생활용품 민원(3318건)이 전년 대비 101.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결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시장 침체로 국민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관련 민원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 화장품, 가구에 대한 민원은 감소한 반면 애슬레저와 아웃도어는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러닝 유행, 아웃도어 브랜드의 일상복 전환 시도들이 맞물리며 관련 내용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저귀 등 위생용품 민원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애슬레저·아웃도어 민원 늘어...“물빠짐·AS 부실 문제 다발”
올해는 애슬레저 및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젝시믹스, 안다르, 뮬라웨어 등을 비롯해 중소 브랜드도 늘며 품질에 대한 민원이 다발했다. 운동복 바지가 몇 번 입지 않았음에도 옷감이 상했다는 민원과 보풀이 심하게 생겼다는 문제가 주로 제기됐다. 특히 검정색 의류의 경우 물 빠짐으로 인해 다른 세탁물까지 이염 됐다는 민원도 다발했다. 이 경우 업체 측에선 단독 세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비자 과실로 돌리며 갈등을 빚었다. 대대적인 할인 기간에는 공식몰에서 배송 지연이나 물품 누락 등 문제가 주로 제기됐다.

노스페이스, K2, 코오롱스포츠,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는 AS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았다. 아웃도어 의류, 등산화 등 특성 탓에 품질보증기간을 훌쩍 넘긴 제품 AS를 맡겼다가 원자재가 없다는 이유로 유상 수리마저 거절당하면서 불만을 샀다. 패딩 제품의 털 빠짐 및 뭉침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고어텍스로 안내된 제품임에도 방수가 되지 않는 문제부터 몇 번 세탁하지 않은 의류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등 문제도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경우 특정 패딩 제품 변색 문제로 매년 겨울철마다 민원이 이어졌는데 올해도 어김 없이 발생했다. 업체 측은 불량률이 낮아 제품 문제로는 볼 수 없으나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 한해서 구입연도에 따라 배상 기준에 맞게 보상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이랜드월드, LF, 신성통상(탑텐), 한섬, 자라, H&M 등 패션업체에 대한 민원은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봉제 불량부터 물빠짐, 구멍 등 다양한 품질 관련 문제가 주를 이뤘다.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진행한 미흡한 이벤트 진행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탑텐 같은 경우 대대적인 할인 행사 기간에 물품 배송 지연, 주문 물건 누락 등 문제가 주된 문제로 제기됐다.
지난해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급증했으나 올해는 경기 영향을 받아서인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루이비통 가방 냄새 이슈가 이어지며 환불 규정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계속 됐다.
◆ 화장품은 증정품, 가구는 품질에 민원 집중
기저귀, 생리대, 휴지 및 물티슈 등 위생용품 관련 민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물질 문제는 만연했다.
벌레, 곰팡이, 테이프 등 발견된 이물질의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기저귀나 생리대의 경우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 업체 측은 보관 과정 중 문제를 지적해 갈등을 빚었다.

화장품 사용후 부작용 발생 시 고객센터 담당자의 미흡한 대응이 불만을 사는 일이 적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얼굴에 사용하는 미용기기 관련 내용이 눈에 띄었다. 기기 불량인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드물게는 사용 후 얼굴에 주름이 늘고 피부가 처진다는 민원도 발생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화장품 강매를 하는 수법은 매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 에몬스, 신세계까사(까사미아) 등 가구 관련 민원도 지난해 대비 줄었지만 소파 가죽 악취, 쿠션 꺼짐, 털 빠짐 등 품질 문제로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붙박이장과 싱크대 등 판매점의 부실 시공 및 미흡한 보수로 민원이 제기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